韓美 대통령 안보참모 만난다… ‘방미’ 안보실장 “백악관과 본격 소통 시작”

신원식 실장, 왈츠 보좌관과 회동 계획
트럼프 집권 2기 세 번째 ‘장관급 접촉’
“대북정책·접촉 모두 한미 긴밀 협의”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5일 미국 워싱턴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고 있다. 워싱턴=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한국과 미국의 최고위급 대통령 안보 참모가 처음 만난다.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마이크 왈츠 보좌관(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고위직 몇 분을 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및 동북아, 글로벌 안보 이슈를 논의하고 경제 안보와 관련해 특히 조선 협력을 비롯해 다양한 논의를 하려 한다”고 의제를 소개했다.

신 실장은 “예전에 청와대를 ‘블루하우스’라고 할 때 ‘하우스 투 하우스’(house to house)의 협력, 소통이 있었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백악관과 우리 대통령실 사이에 본격적인 소통을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실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 측 외교 상대방(카운터파트)과 만나는 세 번째 장관급 인사다. 앞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회담했고, 이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미국을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동했다.

장관급 회동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 실장은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 논의를 하려면 사람과 조직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조직들도 (미국이) 갖춰가고 있기 때문에 점차 (양국 협력이) 활성화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미 간 관세·방위비 협상에 대해 신 실장은 낙관적이다. 그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 회의 연설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관세가 4배 높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말씀에 대해 말씀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면서도 “우리 통상관계 부처가 미국의 상무부나 무역대표부(USTR) 등과 긴밀히 협의가 되고 있어서 좋은 결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관세와 함께 ‘미국의 대(對)한국 군사 지원’을 언급한 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주둔 비용 중 한국 부담금)을 올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일부 해석에 대해서는 “그런 얘기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며 “그 문제도 오랜 동맹 정신에 입각해 원만하게 잘 풀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접촉 때 한국이 배제되지는 않으리라는 게 신 실장 판단이다. 그는 “뮌헨에서 외교부 장관들이 논의한 것도 그렇고 실무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것은), 대북 정책 또는 대북 접촉도 한미가 충분하고 긴밀한 공조 위에서 한다는 것이 트럼프 2기 정부의 변함없는 얘기”라며 “대북 정책이나 접촉 등 모든 것을 망라해 한미가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