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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병세는 현재 비관도 낙관도 하기 어려운 복잡한 상황입니다.
교황청은 현지시간 4일 아침 언론 공지에서 "교황은 밤새 숙면했고 이후 계속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전 기계식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비강 튜브를 통해 고농도의 산소를 공급받는 상태로 회복됐습니다.
교황의 상태가 다소 호전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여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이는 기관지 내 점액이 축적돼 발생했으며, 호흡 곤란과 기관지 경련을 동반했습니다.
의료진은 내시경 검사와 시술을 통해 기관지 내 점액을 제거했고 교황은 한때 기계식 인공호흡기를 다시 착용하기도 했습니다.
교황청 관계자들은 "확실히 쉽지 않은 오후였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습니다.
교황이 지난달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이후 호흡 곤란을 겪은 것은 알려진 것만 모두 4번입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앞으로도 유사한 위기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교황이 만성 기관지염을 앓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한 교황은 겨울철마다 호흡기 질환에 시달렸습니다.
당시 급성 폐렴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교황은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때마다 계속해서 스테로이드제나 항생제 등으로 치료받아왔으며, 이로 인해 면역력이 약화한 상태라고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전했습니다.
결국 면역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교황은 다균성 감염에 따른 호흡기 질환으로 지난달 14일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고 양쪽 폐에서 폐렴이 확인되는 등 상태는 계속 나빠졌습니다.
교황청 관계자들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교황이 매우 명료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평온한 모습"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교황은 제멜리 병원 10층에 있는 교황 전용 특실에서 가능한 한 업무를 보려고 노력하는 등 회복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이들은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교황의 자진 사임설을 거론하지만 올해가 25년 만에 찾아오는 가톨릭교회의 희년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교황이 그동안 희년 준비에 큰 열의를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설령 자진 사임을 결심하더라도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교황의 입원이 길어지거나 교황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결국 자진 사임을 고려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교황은 앞서 "(사임의) 문은 열려있다. 일반적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며 사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598년 만에 재임 중 자진 사임한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의 결정을 존중한다고도 말한 바 있습니다.
이현영 기자 lee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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