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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OPEC+ "석유 점진적 증산" 결정… 유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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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간 하루 220만 배럴 증산 합의
"드릴, 베이비, 드릴" 트럼프 요구 따랐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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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오펙플러스(OPEC+)가 다음 달부터 점진적으로 석유를 증산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산유국에 증산을 강하게 요구한 데 따른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증산 발표 직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가 2% 넘게 하락하는 등 시장은 크게 동요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OPEC+는 성명을 통해 향후 18개월 동안 하루 220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원유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기존 감산 프로그램 일부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형태로 이루어질 예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라크 등 8개 국가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OPEC+는 이번에 해제되는 감산 프로그램을 제외한 나머지 기존 감산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장 상황에 따라 증산이 중지되거나 취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향후 유가 변동에 따른 생산량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가스·석유 생산 확대를 의미하는 "드릴, 베이비, 드릴" 구호를 외치며 산유국에 증산을 압박해 왔다. 물가를 낮추려면 석유를 인위적으로 증산해 유가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셰일가스 생산 업자들을 설득하기도 했지만 국내 생산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자, 외국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 1월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생산국기구(OPEC)에 유가를 낮춰달라고 요청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이날 유가는 크게 하락했다. FT는 석유 공급 증가 전망에 따라 브렌트유 가격이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배럴 당 72달러(약 10만5,242원) 아래로 내려갔다고 보도했다. 리서치 회사 에너지 어스펙츠의 연구 책임자 암리타 센은 FT에 "여름 전까지 석유를 증산할 만한 여유가 있다고 본다"며 "석유 공급 과잉은 연말이 되어서야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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