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립 요건 충족... 소관 상임위 회부 결정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이 국회 국민청원에 낸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요청에 관한 청원'이 3일 오전 11시 기준 5만679명의 동의를 받았다. 국회 전자청원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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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지원단체가 지난달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없애달라"며 낸 국회 국민동의 청원이 성립 요건을 채웠다.
3일 국회 전자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옛 배드파더스)의 활동가 배모씨가 올린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요청에 관한 청원'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5만679명의 동의를 받았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청원서 공개 이후 30일 안에 5만 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올라가 최종 채택된 청원은 국회나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하게 된다.
배씨는 청원서에서 "현행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은 (성폭력 피해 경험을 밝히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양육비 미지급 사실 공개, 내부 고발 등 다른 사람 비리나 자신이 당한 피해를 거짓 없이 고발하는 행위까지 모두 명예훼손죄로 처벌한다"며 "이를 이용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고소를 남발하고 진실을 밝힌 사람은 형사 피의자나 수사 대상자가 돼 큰 고초를 겪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청원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폐지 반대 쪽은 '공익 목적이 있는 경우 처벌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들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모호한 기준일 뿐"이라며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 명단을 공개해 3년 동안 900여 건의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해결한 배드파더스도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공익적 목적보다 비방 목적이 크다'는 이유로 유죄가 확정됐다"고 강조했다.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가 가해자 신상을 공개했다가 고소를 당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초등학생 두 딸을 키우는 A(44)씨도 지난해 전 남편 B(47)씨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A씨가 밀린 양육비를 달라며 시위를 하거나 현수막을 게시하면서 자신의 이름과 얼굴 사진을 공개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가 2023년 12월 국회 앞에서 삭발 시위를 하고 있다.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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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도 명예훼손죄 폐지나 개정을 권고하고 있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2023년 우리 정부에 명예훼손죄의 비범죄화를 고려할 것을 요청했다. 2018년 유엔 인권위원회와 여성차별철폐위원회, 2015년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2011년 유엔 시민적·정치적권리위원회도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거나 '성폭력 피해자들이 보복성 고소를 당한 위험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명예훼손죄 폐지나 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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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6251047000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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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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