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전년보다 3.5% 늘었다. 이는 2020년(-2.3%)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도 1.2%에 그쳐, 2020년(-2.8%)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서울 서초구 자동차대리점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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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재 지출 중 자동차 구입이 크게 감소한 점이 주목된다. 지난해 전체 자동차 구입액은 전년 대비 10.4% 줄며 2021년 이후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분기별로 보면 작년 4분기에만 1년 전보다 29.0% 급감해, 2021년 4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자동차는 가격대가 높아 구매가 줄면 전체 가계 소비지출 증가율을 끌어내리는 효과가 크다.
실질 가계지출이 전년 대비 가장 크게 줄어든 비목도 주류·담배로 1년 전보다 3.0% 줄었다.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5.9%)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다. 어려운 경기상황 속 ‘사치재’인 흡연과 음주에 대한 씀씀이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서울 시내 편의점의 담배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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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돈을 번 것보다 덜 썼다는 의미”라며 “지난해 12월 사회적 불확실성(계엄 사태)도 일부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월세 등 주거비가 크게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세 등 실제 주거비는 전년보다 9.4%나 급등했다. 해마다 10%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가계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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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4분기 실거주 월세 지출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해, 2020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세 거래가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가 가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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