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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원→7천원→9천원” 이러다 자장면 ‘만원’?…환율에 트럼프 변수까지 커지는 물가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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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엄습하는 식품·외식 물가 불안

서울 외식 메뉴 중 자장면 가장 올라

식재료 직결 수입물가 4개월째 상승

트럼프 ‘인플레이션 수출’도 변수로

최근 오랜만에 중화 음식점에 외식하러 나간 A씨는 메뉴판을 받아 들고 깜짝 놀랐다. 자장면 한 그릇에 9000원이나 했기 때문이다. “옛날엔 홀에서 먹으면 2000원 하는 곳도 많았는데…” 혼잣말에 언제 적 얘기를 하느냐는 타박이 돌아왔다.

이상 기후로 식재료 가격이 오르고 환율 급등으로 수입 단가까지 뛰면서 식품·외식 물가가 또 뛰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신정부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에 자장면 메뉴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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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식품·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과자·빵 등 가공식품은 물론이고 외식 물가도 3%에 가깝게 뛰었다. 이상 기후 등으로 식재료 가격이 오른 상황 속에서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수입 단가까지 상승하자 원가 부담이 커진 식품·외식 기업이 가격을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커질 가능성이 생겼다. 이미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한 차례 강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은 상황에서 다시 물가가 뛸 조짐을 보이는 셈이다. 가뜩이나 커진 서민 물가 부담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식용유부터 오징어채까지 다 올라
한국은행·통계청 등에 따르면 1월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은 각각 2.7%, 2.9%로, 같은 달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2.2%)보다 더 높았다. 가공식품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비교적 안정세를 나타냈으나 최근 부쩍 올랐다.

지난달 가공식품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오른 품목은 오징어채(22.9%)였다. 맛김(22.1%), 김치(17.5%), 시리얼(14.7%), 유산균(13.0%), 초콜릿(11.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요리할 때 쓰는 조미료와 유지류인 참기름(8.9%), 간장(8.8%), 식용유(7.8%) 등도 7∼8%대 상승률을 보였다.

외식 상품의 원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다 보니 외식 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버거킹은 설 연휴(1월 25∼30일)를 하루 앞둔 지난달 24일 대표 메뉴인 와퍼를 비롯해 일부 제품 가격을 100원씩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커피 전문점의 가격 인상도 잇따랐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달 24일부터 톨 사이즈 음료 22종의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고, 할리스도 같은 날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폴바셋은 지난달 23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200∼400원 인상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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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50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식재료 상당 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수입 가격이 올라 원가 압박이 커지게 된다.

실제로 1월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2.3%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벌써 4개월 연속 올랐다.

이미 물가는 코로나19 이후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급등한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지역의 7개 외식 메뉴 가격은 2014년 12월 대비 평균 40.2% 올랐다.

해당 기간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자장면 가격이 4500원에서 7423원으로 65.0%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자장면 가격은 2019년 5000원대로 뛰었고 불과 4년 만인 2023년에는 7000원 선마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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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변수는 관세…美의 ‘인플레 수출’ 우려
문제는 물가 상승세가 단기간 내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당분간 동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1400원대 중반의 고환율은 안정되기 어려워졌고, 이에 원화 가치가 폭락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수입 물가가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상승 변수도 간과할 수 없다. 전 세계적 무역 갈등으로 상호 관세 조치가 만연하면서 상품 가격 자체가 오를 수 있다. 이른바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출’이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위원인 로베르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12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들어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며 “우리 일은 성장 아닌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CB 실세로 꼽히는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도 전날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한 연설에서 무역 분야 불확실성이 ‘극적으로’ 커졌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물가에서도 같은 우려가 나온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이와 관련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 가격이 달라진다면 수출입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커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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