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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통일부, 남북회담 문서 6번째 공개…'고난의 행군' 직전 정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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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까지 비핵화·형화적 안건 먼저 내세우던 北

통일부, 지방 및 온라인 열람방식도 도입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통일부가 1984년 9월부터 1990년 7월까지의 정치·경제·체육 분야 남북회담 문서를 공개했다. 2022년 이후 여섯 번째 남북회담 문서 공개다.

13일 통일부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분단 이후 최초로 개최된 남북경제회담 및 국회회담 예비접촉 등 1980년대 중·후반 남북 간 대화·접촉의 실상, 1990년대 남북고위급회담 개최를 위한 남북 간 예비회담 기록 등이 2266쪽에 걸쳐 담겼다.

구체적으로 △남북경제회담(5차례, 1984년 11월~1985년 11월) △남북국회회담 예비접촉(2차례, 1985년 7월~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중재 ‘로잔느’ 남북체육회담(3차례, 1985년 10월~1986년 6월) △남북고위급회담 예비회담(8차례, 1989년 2월~1990년 7월) 등의 진행과정과 회의록 등이 포함됐다.

남북대화 사료집 제12권에 따르면 1984년부터 1985년 초 북한은 판문점 총격 사건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팀 스피리트’를 이유로 제2차 남북경제회담 일정을 일방적으로 두 차례 연기했다. 특히 1986년 1월 팀 스피리트 훈련을 핑계로 남북대화와 남북경제회담을 완전히 중단했고 이후에도 북한은 남한의 접촉 재개 요구를 줄곧 거부했다. 그러다 1986년 6월 한국 국방부 장관과 주한 유엔군 사령관에게 ‘3자 군사회담’을 제의하고 나섰다. 다만 우리 측은 북한이 약속한 대화에 응하지 않고 군사훈련 중단을 갑자기 들고 나온 것에 ‘불손한 의도’가 있다고 보고 이를 거부했다.

북한은 당시 군사회담을 추진하며 ‘비핵화’를 표면적 이유로 내세웠는데 이는 현재의 정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때만 해도 핵 개발 능력이 없었던 북한은 한미의 군사적 능력을 두려워하며 ‘평화적 안건’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1986년 12월 31일 최고인민회의 8기 1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김일성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를 강력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김 주석은 “우리는 남침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백히 밝히며 아울러 조선반도를 하루 빨리 핵무기가 없고 전쟁위험이 없는 비핵지대, 평화지대로 만들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며 “조선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그것은 세계적인 열핵전쟁으로 번져 우리 민족과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을 가져다 주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1989년 11월15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개최된 남북고위급회담 제4차 예비회담[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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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집에서는 1990년대 북한 최대의 경제난 ‘고난의 행군’이 발생하기 전의 징후들도 포착됐다. 1989년 3월 2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 2차 예비회담이 열리던 도중 정전이 발생해 회담이 11분간 중단된 것이다. 전기가 나가자 우리측 대표는 “중요한 회담을 하는데 (전기가) 끊어졌다”며 “촛불이라도 (키자)”라고 제안했는데, 이에 북측 대표는 정전의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자 물이나 마시면서, 전기 오면 합시다”라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통일부는 남북회담 문서 열람 편의성을 높이고자 방문 열람 장소를 지방으로까지 확대하고 온라인 열람 방식을 신규 도입했다.

수도권 이외에 거주하는 국민 접근성 제고를 위해 현재 서울 지역 4곳으로 한정돼 있는 열람 장소를 지방까지 확대해 호남권(통일플러스센터·목포)과 영남권(국회부산도서관)에서도 남북회담 문서를 직접 방문해 열람할 수 있게 했다.

국민들이 편하게 열람할 수 있도록 남북회담 문서 온라인 열람 신청 방식도 신규로 도입, 누구나 남북관계관리단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열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통일부는 국민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난 5차 공개 시 처음으로 배포했던 ‘남북 회담문서 공개 요약집’도 계속해서 발간해 공개할 예정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회담 문서 공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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