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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친명·친문 대선 패배 또 네탓 공방… ‘수박 논쟁’ 재점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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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분열 위기감 고조

유시민 “李 비판 땐 망하는 길 가는 것”

고민정 “망하는 길, 오래전 시작” 응수

임종석·김경수, 李체제 불통 행보 비판

박홍근 “尹 대통령 만든 게 文정부 패착”

李, 金 복당 밝히며 “더 큰 민주당 노력”

비명계 소통 늘리며 갈등 진화 나설 듯

“‘이재명 네가 못나서 대선에서 진 거야’ 이런 소리 하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유시민 작가) VS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민주당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이 됐다”(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열리면서 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를 향한 비판과 옹호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야권 잠룡들은 이 대표에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라’며 견제구를 날렸고, 친명(친이재명)계는 문재인정부를 겨냥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발언의 수위가 고조되며 일각에서는 ‘수박(비명계에 대한 멸칭)논쟁’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내에서 분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자 이 대표는 ‘통합과 포용’을 강조하며 비명계 끌어안기에 나섰다.

유시민 작가(왼쪽),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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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의 비판은 지난 대선 패배에 집중됐다. 이 대표가 당을 하나로 묶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9일 페이스북에 “서울시당과 광주시당으로부터 지원유세를 요청받았고 흔쾌히 동의했으나 대선 캠프에서 ‘필요 없다’하여 현장에 나서지 못했다”고 당시 대선 캠프가 통합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표 옆에서 아첨하는 사람들이 한 표도 더 벌어오지 못한다”며 “민주당의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며 이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 대표의 통합과 포용의 목소리에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서로에게 고함치는 일을 멈추고, 사과하고 손을 내밀고 크게 하나가 되어야 이긴다”며 “구체적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줄 때 대선 승리의 첫걸음이 비로소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친명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 대선을 평가하려면 전 정부의 과오도 돌아봐야 한다고 맞받았다. ‘이재명 1기’에서 원내대표를 지냈던 박홍근 의원은 “범국민적 촛불혁명의 정신을 개혁적 성과로 만들어냈는지 검찰총장 윤석열이 내란의 우두머리가 된 결과적 패착까지 돌아봐야 한다”고 문재인정부를 정조준했다. 원외에서는 유시민 작가가 친명 옹호 발언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유 작가는 김어준씨 유튜브에 나와 비명계 결집을 두고 “그래서 뭐”라고 한마디로 받아친 데 이어 “‘너 혼자 하면 될 것 같으냐’는 소리를 하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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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점점 커지자 이 대표는 비명계와의 화합 의지를 보여주며 당을 하나로 묶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0.73%포인트 차로 패배한 지난 대선의 악몽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논쟁이 한창 불거졌던 시점에 “한목소리만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다른 목소리를 권장하면 좋겠다”고 진화에 나선 바 있다. 또 김 전 지사의 복당 소식을 공유하며 “지사님의 당을 위한 애정, 국민과 나라를 위한 충정을 이해한다. 더 큰 민주당을 위해 저도 노력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향후 비명계와의 소통도 늘려갈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쪽에서는 물밑에서 비명계 인사들에게 당내 ‘역할론’을 언급하며 화해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친명계 지도부의 한 의원도 최근 비명계의 비판 목소리에 대해 “조기 대선에 들어가게 되면 경선을 거쳐야 하므로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주장들일 뿐”이라고 진화했다.

최우석 기자 d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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