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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고려아연 자회사 실적 지적한 영풍… 정작 영풍 자회사 '코리아써키트' 작년 실적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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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최천욱기자] 인쇄회로기판(PCB)을 제조·판매하는 코리아써키트가 지난해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전년 대비 적자 폭이 4배 이상 확대되면서 순손실 규모가 1200억원을 넘어섰다.

코리아써키트의 실적이 주목을 받는 것은 MBK와 함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를 시도하고 있는 영풍 장형진 고문의 장남 장세준 부회장이 이끄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한 고려아연과 분쟁 과정에서 거버넌스 개선과 경영 능력을 둘러싸고 장씨, 최씨 일가에 대한 평가와 비교가 부각되면서 양 진영 경영자들의 실적도 시장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써키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4.3배 이상 커졌다. 이는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앞서 2023년에 코리아써키트는 -283억원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에 집중적으로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2024년 3분기까지 누적기준으로 코리아써키트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144억원이었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해 적자 폭을 크게 키우지 않은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만 1000억원 넘는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한 데 대해 코리아써키트 측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현금창출단위(CGU) 단위 손상검토에 따른 유형자산 손상차손 발생으로 당기순손실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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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자산은 회사가 영업활동을 위해 매입한 공장설비나 토지, 건물, 기계, 차량운반구 등을 말한다. 이러한 자산의 실제 가치가 기존 장부 가치보다 떨어졌을 때, 그 떨어진 만큼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한다. 인식한 손상차손은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코리아써키트는 경기도 안산과 파주, 베트남 등에서 총 6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회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자산에서 손상차손이 발생했는지는 밝히지는 않았다.

코리아써키트의 실적 악화는 연결기준으로 인해 영풍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영풍의 석포제련소가 가동률 하락에 따른 생산 위축으로 실적이 악화된 점을 고려하면, 코리아써키트의 12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은 영풍에도 타격이 미칠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상황을 지켜봐야하겠지만, 일각에선 영풍이 최근 중국이 수출규제에 나선 핵심소재와 전략광물을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 성공한다하더라도 안정적인 경영능력으로 시장에 믿음을 줄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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