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기아 진출 지역
車·반도체 등 타격 불가피
韓경제성장 전망치 하향
정부, 비상대책 마련 분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을 한 뒤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사진제공=(워싱턴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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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發) 글로벌 관세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차 관세부과 대상국은 캐나다·멕시코·중국이지만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 부과 의지를 명확히 하면서 관세전쟁은 머지않은 시기에 전세계로 확전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도 관세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몇달 내 미국으로 들어오는 반도체와 철강, 의약품 등에 대해서도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다.
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대해선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먼저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둔 가전과 자동차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보다 임금 수준이 낮은 멕시코를 대미국 수출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포스코 등이 진출해 있다. 기아는 현지에서 연간 40만대 규모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가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당장 자동차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에 따라 멕시코에서 자동차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던 길이 막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2억 달러(2024년 1월1일~12월25일 기준)로 대미 최대 수출품목이었는데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등 여파로 수출액 감소가 본격화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한 것도 국내 수출엔 악재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대중 수출액은 1330억달러로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의 수출 둔화 현상이 나타나면 중국에 중간재를 주로 수출하는 우리나라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처럼 수출 마저 증가세가 꺾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잠재성장률(2%)에도 못미치는 1.8%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고 한국은행은 비공식적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1.7% 수준까지 낮춰 잡았다.
1.7%에서 1.5%로 국내 성장률 눈높이를 낮춘 모건스탠리는 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언급하며 "앞으로 한국은 대내외 역풍(headwinds)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외교, 산업, 국방, 안보 등 가용한 모든 협력 채널을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와 접촉해 나가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미국 신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라"고 관계부처에 주문했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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