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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 (목)

트럼프발 관세전쟁에 금값 사상 최고가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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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현물가 온스당 2812달러 기록

“연내 3000달러까지 오를 것”전망도

인플레 우려에 안전자산 銀도 상승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일제 하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인 관세전쟁의 포문을 열며 글로벌 자산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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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런던귀금속거래소(LBMA)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오후 온스당 2812.05달러까치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날 오후 온스당 2787.25달러로 기존 최고치(지난해 10월 30일·2783.95달러)를 경신한 지 하루 만이다.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은 현물 가격도 지난달 2일 29.405달러에서 31일 31.605달러로 7.4% 상승했다.

금과 은 가격이 동반 상승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에 대한 우려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면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에서 실물자산인 금 등에 수요가 몰리게 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주요 무역국인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보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보도가 지난달 26일 나온 뒤 금과 은 가격의 오름세가 거세졌다.

금을 포함한 원자재에도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 역시 미국 투자자들의 금 비축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관세 부과 전 미국으로 금을 보내려는 움직임이 늘며 영국 런던에서 금괴가 부족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움직임도 더해졌다. 금과 은은 지난해에도 25%대 상승률을 보였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도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연내 금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2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10만300달러에 거래됐다. 24시간 전보다 1.94% 하락한 가격이다. 2일 한때 10만 달러 선이 깨지기도 했다. 이더리움(―5.60%), 리플(―4.94%) 등 주요 가상화폐들도 24시간 전보다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이 미국에 ‘맞불 관세’로 응전하겠다고 나선 뒤 낙폭이 커졌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관세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고,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가상자산의 투자 매력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주식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앞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관세전쟁이 시작된 뒤 외국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이 이어졌다. 이에 코스피는 2018년 10월 2,000 선 아래로 내려앉기도 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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