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마은혁 후보자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23 서울=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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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3일 나온다.
최 권한대행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몫으로 각각 추천된 정계선 조한창 재판관을 지난해 12월 31일 임명했지만, 마 후보자에 대해선 “여야 합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명하지 않고 있다. 헌재는 재판관 1명이 부족한 ‘8인 체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등을 심리하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헌재가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판단하더라도 즉시 임명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위헌 판단 시 ‘임명 보류’ 명분 약해져
헌재는 3일 오후 2시 ‘헌재 재판관 임명권 불행사 위헌 확인 사건’ 및 국회와 대통령 (권한대행) 간 권한쟁의심판 사건을 선고한다. 지난해 12월 28일 법무법인 도담의 김정환 변호사는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아 공정한 헌법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지난달 3일 국회의 헌재 재판관 선출권 등을 침해했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최 권한대행이 헌재 결정을 수용해 마 후보자를 임명한다면 헌재는 지난해 10월 17일 이종석 전 헌재 소장과 이영진 김기영 전 재판관의 퇴임 이후 약 4개월 만에 ‘9인 체제’를 완성하게 된다. 재판관 구도도 중도·보수 5명 대 진보 4명으로 재편된다.
헌재가 임명 보류 조치를 합헌으로 판단해 청구를 기각하거나 각하한다면 최 권한대행은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현행 중도·보수 5명 대 진보 3명의 재판관 구도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 경우 헌재는 현 ‘8인 체제’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등을 선고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마 후보자 임명과 재판관 구도 재편과 상관없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 만큼은 만장일치 결론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직 헌재 재판관은 “국가 수반에 대한 탄핵 여부를 결정할 때 재판관들끼리 다른 의견을 낸다면 그 자체로 국민 분열의 여지가 커진다”며 “재판관들끼리 최대한 토론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만장일치 결론을 이끌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헌재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도 헌재 소장이 공백이던 ‘8인 체제’에서 만장일치로 파면 결정을 내린바 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선 재판관들의 개별 의견이 공개되지 않았다.
● 崔, 위헌 나와도 즉시 임명 안 할 듯
실제 최 권한대행은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려도 당일 즉시 임명하진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 헌재 결정문을 검토하고 헌재의 논리를 충분히 확인한 뒤 재판관 임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다. 정부 관계자는 “4일 예정된 국무회의 등에서 국무위원들과 각계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2일도 여야는 마 후보자 임명을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청구인이 국회로 돼 있는데, 아무런 국회 의결 절차도 밟지 않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독단으로 제출했다”며 각하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이용우 의원은 “권한쟁의심판 청구는 국회의장 명의가 아닌 국회 명의로 청구인적격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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