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시장 변화 상황 예의주시
삼성 "올해 하반기 HBM4 양산"
SK "HBM4 16단 내년말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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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저사양 칩을 활용한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내 메모리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충격파가 몰아치고 있다.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고비용·고성능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회의론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딥시크 열풍이 단기적 위협은 맞지만 장기적으로는 HBM 수요 확대로 국내 반도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딥시크발 AI 시장 '새판 짜기'와 더불어 '최첨단 HBM 로드맵 구체화' 등 대응 시나리오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韓 고성능 HBM "그래도 매력적"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진행된 지난해 4·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딥시크발 충격과 관련,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내부적으로 지난 설 연휴 내 딥시크가 불러올 업계 파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외신에서 딥시크가 당초 주장한 총훈련비용의 약 90배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정말 저비용으로 고성능 AI를 개발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빅테크 기업들이 저가 AI 칩을 선호하거나 설비투자 규모 등을 줄이면 국내 메모리사 입장에선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양사 모두 저사양 HBM으로 다운그레이드(낮은 등급으로 변경)는 없다는 입장이다. HBM2E나 HBM3 등 비교적 레거시인 HBM은 중국 기업들도 얼마든지 자체 개발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결국 고부가 제품인 최첨단 HBM에 대한 수요는 확장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라인을 선단 공정으로 돌려둔 상태이고, 매출을 위해서라도 부가가치가 큰 최첨단 HBM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딥시크로 인해 AI 시장 자체가 커지면 최첨단 HBM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양사 모두 딥시크 충격에 앞서 AI 시장 확장을 점치고 올해 성능과 기술력을 확보한 최첨단 HBM 개발 및 양산 로드맵을 구체화한 상태다.
전 세계 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중 내년 HBM 물량 대부분에 대해 가시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최첨단 HBM 제품 공급에도 속도를 낸다. 하반기에는 6세대 HBM4 12단 공급 준비를 마치고, 이후 16단 제품은 고객 요구에 맞춰 내년 하반기를 공급 예상시점으로 잡고 있다. 해당 제품에는 미세공정 기술에서 안정성과 양산성을 입증한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 5세대(1b) 공정이 적용된다.
7세대인 HBM4E부터는 최선단 공정인 10나노 1c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3일 진행된 4·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하반기 1c 나노 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양산성도 확보했다"며 "우수한 성능과 안정적인 초기 수율을 보이는 1c 나노 공정을 향후 HBM4E에 적용, 차세대 HBM 시장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이 10나노 4세대(1a) D램의 회로 일부 재설계 지시를 내리는 등 특단의 조치를 내린 만큼 수율과 성능이 개선된 제품을 제공할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HBM3E 16단도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했고 하반기엔 6세대 HBM4, 맞춤형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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