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역질서 요동
EU 가장 높지만 연합체 감안 땐
멕시코·中·캐나다 등 순으로 많아
맞불 관세로 악순환 우려도 커져
美 식탁물가 상승 등 영향 가능성
WSJ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
행정명령 서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를 뒤흔들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워싱턴=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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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른 행정명령으로 캐나다, 멕시코에 부과한 25%의 보편 관세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동맹국들에까지 보호무역을 확대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불법 이민자, 펜타닐 등 마약 관련 문제에 대한 비협조가 관세 부과에 표면적 이유지만 실질적으로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 중국까지 포함해 미국이 가장 많은 수입액을 기록한 국가들을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2023년 기준 미국의 국가별 수입액에서 멕시코는 4752억달러로 5763억달러를 기록한 유럽연합(EU)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이어 중국이 4269억달러로 3위, 캐나다가 4186억달러로 4위다. EU가 27개 국가의 연합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입액 1~3위 국가에 가장 먼저 관세라는 칼을 휘두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관세 부과 예고에도 설마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던 상대국들은 예고가 현실이 되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뒤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모욕에 가까운 언사들을 해오며 앙금이 정치권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까지 확산한 터라 반발이 예상보다 높은 강도로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최대의 일반 노동조합인 유니포가 “트럼프가 캐나다 노동자를 상대로 경제 전쟁을 선포한 만큼 강하고 빠르게 반격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이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이미 관세가 아닌 감정싸움의 흐름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관세 부과가 본격화될 경우 동맹국과 경쟁국을 가리지 않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하는 복수의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야말로 보호무역 시대가 재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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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타격은 관세 부과국인 미국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워윅 맥키빈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 위원이 지난달 17일 보고서에서 멕시코·캐나다에 25% 관세 부과 시 트럼프 대통령 임기 4년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00억달러(290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경제계와 학계 등에서 경제적 타격에 대한 경고가 줄을 이었다. 일반 국민들도 비상이다. 2023년 미국의 농산물 수입액 1959억달러(약 285조원) 가운데 44%인 약 860억달러(약 125조원) 상당의 물량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된 터라 이번 관세 부과가 실생활에 직결된 식탁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식료품 가격 상승이 어렵게 진화한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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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도 관세 부과 강행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분석 기사에서 “많은 대통령이 협상을 끌어내기 위해 관세를 활용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그 자체가 목적”이라면서 “그는 협상을 추구하는 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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