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1박2일 동승기
SM-3·SM-6 함대공 미사일 탑재
적 탄도미사일 방어능력 한층 강화
해상초계기·링스 헬기도 작전 참여
바닷속 잠수함 찾아내 어뢰로 격침
창설 기동함대사령부서 핵심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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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각, 적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잠수함이 동해에서 활동 중.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 총원 전투 배치.”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제주해군기지로 이동 중인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DDG-II·8200톤 급)’ 승조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SLBM을 장착한 적의 잠수함이 함경북도 동방 해상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가상 상황이 부여된 것이다.
1박 2일 동안 진행된 이번 훈련은 하반기 실전 배치되는 정조대왕함의 전력화 과정의 일부다. 해군은 이례적으로 전력화 중인 함정에 취재진을 태워 주요 훈련 상황과 함내 곳곳을 공개했다.
곧바로 적의 SLBM을 요격하라는 합참의 지시가 떨어지고 요격미사일이 발사됐다. “표적 도착 5초 전, 4, 3, 2, 1, 도착! 적 SLBM 레이더상 소실.” 정조대왕함이 900㎞ 떨어진 적의 잠수함 활동을 확인한 후 SLBM을 요격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1조 30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해군의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이 그 진가를 여실히 증명한 것이다. 정조대왕함은 길이 170m, 높이 48m, 폭 21m로 한국 해군이 보유한 전투함 가운데 가장 크다. 배수량 8200톤, 최고 시속 30노트(55㎞), 항속거리 1만 200㎞로 구축함 중에서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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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함은 훈련 이틀째인 이달 1일에는 해상에서 대잠수함 작전을 펼쳤다. 훈련에는 P-3 해상초계기와 정조대왕함에 탑재 가능한 ‘링스’ 해상작전헬기도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동참했다. 링스 헬기는 적 잠수함의 예상 위치로 전속 기동해 저주파 고출력 디핑 소나(dipping sonar)를 물속으로 날렸다. 탐지 시작 5분 만에 정조대왕함 정보실에서는 수중 미식별 접촉물을 찾아냈다.
상급 부대로부터 인근 해역에 우군 잠수함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미식별 수중 접촉물에 “즉각 수면 위로 부상하라”고 수중 통신을 발신했으나 답은 없었다. 정조대왕함은 곧장 적의 잠수함으로 판단하고 장거리 대잠유도무기 ‘홍상어’를 발사했다. 잠시 후 수십 m에 달하는 물기둥이 솟구쳐 올랐고 적 잠수함은 완전히 파괴됐다.
긴박했던 임무 상황을 성공적으로 마친 정조대왕함은 1일 해군 기동함대사령부 창설 행사를 빛내려 제주해군기지에 도착했다. 정조대왕함은 전력화를 마치면 기동함대사령부의 기함이자 해상 기반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활동한다. 기동함대에는 정조대왕함을 포함한 이지스 구축함 4척 등 구축함 10척과 군수 지원함 4척이 배치됐다. 모항은 제주해군기지다.
제주=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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