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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얘기 듣고 바로 생각 바꿔"···이재명, 홍성국 최고위원 낙점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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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홍성국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의 경제 상황 관련 발언을 들으며 자료를 살피고 있다. 2024.12.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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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철현 전 최고위원 후임으로 홍성국 전 의원(현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낙점한 데에는 어려운 경제 상황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 의견이 반영됐다.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권을 가진 이 대표는 당초 다른 인사를 거론했었지만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한 시간 넘게 두루 경청한 뒤 그 자리에서 곧바로 홍 전 의원을 최고위원에 임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 전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라며 "(홍 전 의원을) 최고위원에 직접 임명함으로써 경제에 집중하고 일을 진행해 나가겠다는 게 (당의) 뜻"이라고 밝혔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지난주 "전남도당위원장으로 민주정권 창출에 전념하겠다"며 최고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당무 집행에 관한 최고책임기관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 최고위원은 총 7명으로 이 중 5명이 선출직, 2명이 지명직으로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권한은 당 대표가 갖는다.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시 통상 성비나 지역안배, 연령대 등 다양한 상징적 변수들이 고려된다. 현재 홍 전 의원 외 또 다른 최고위원은 경남 합천 출신인 송순호 민주당 경상남도당 위원장이 맡고 있다.

지난달 31일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는 새 최고위원을 찾기 위한 장시간 토론이 이어졌으며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당초 다른 인사를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도부 의원으로부터 "2030 세대를 위한 정책을 고려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듣고 이 대표는 "그럼 황희두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는 어떻겠느냐"고 황 이사를 꼭 집어 물었다는 것.

황 이사는 1992년생으로 지난 2009년 'MBC게임 히어로(전 프로게임단)'에 입단했었고 이후 젊은 세대를 대표해 민주당 내 △총선기획단 위원△중앙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 대변인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민간위원 등을 지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논의 과정에서 또 다른 지도부 의원으로부터 경제 상황이 어려우니 경제 전문가는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그 과정에 홍 전 의원이 추천됐다"며 "다른 지도부 의원들 의견이 점차 '홍 전 의원이 좋겠다'는 데 모아지자 이 대표가 그 자리에서 흔쾌히 바로 생각을 바꿔 결정했다"고 전했다.

홍 전 의원은 실물 경제는 물론 국제 동향에도 밝은 자본시장 전문가로 통하며 계파색이 옅은 편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전 의원이 지난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맡았다는 이유로 '비명(비이재명)계'로 보기도 한다.

이 대표가 당초 염두에 뒀던 인사 대신 홍 전 의원을 최고위원에 낙점한 것은 실용주의에 입각해 다양한 인사들의 의견을 들어 결단을 내리는 이 대표의 스타일이 한 번 더 발현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22대 총선을 앞두고 당 안팎 의견을 모두 들은 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살리는 선거제를 선택한 것이나 지난해 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결정을 내린 것도 이같은 스타일과 상통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당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최근 공개 토론회 방식도 적극 활용중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출범식에서 홍성국 자문회의 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11.07.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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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원시절 지역구도 호남이 아닌 충청권이었던 홍 전 의원을 최고위원에 임명키로 한 것은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당이 현재 최우선 과제로 '민생경제 회복'을 꼽고 있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내란 사태의 혼란을 종식시키고 경제 성장과 민생 회복의 기반을 만드는 데 모든 국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며 "헌정수호와 민생위기 극복을 위해 민주당은 흔들림없이 나아가겠다. 같지만 다른 목소리를 경청하고 토론하고 더 나은 길을 찾겠다"고 했다.

이 대표도 지난달 2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복과 성장이 이 시대 가장 다급하고 중대한 과제"라며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홍 전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2020년 민주당에 영입된 인재로 세종특별자치시갑 국회의원을 지냈다. 미래에셋대우 평사원으로 입사해 증권사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자 '경제통'으로 통해 영입 당시 숱한 화제를 낳았다.

홍 전 의원은 21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당내 '경제는 민주당'이란 경제공부 모임을 이끌었고 최근까지 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도 맡아 당의 경제 정책 수립에 일조해왔다.

한편 홍 전 의원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조기대선이라는 중대 국면에서 다시 한 번 당 지도부 일원으로서의 '중책'을 맡게 됐다.

홍 전 의원은 불출마 당시 "지금의 후진적 정치 구조가 갖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 때로는 객관적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받기도 했다"며 "이런 한계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한 저는 국회의원보다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우리나라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미래학 연구자'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국가를 위하는 더 나은 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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