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골라듣는 뉴스룸] 테너 백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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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백석종 씨는 현재 영국 로열 오페라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전 세계 정상의 오페라극장에서 각광받는 월드 클래스 테너입니다. 그의 데뷔 무대는 2022년 영국 로열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였는데요, 주역 가수의 부상으로 대타 출연했다가 '영웅적 목소리'라는 극찬을 받으며 '스타 탄생'을 알렸습니다.
그는 오랜 기간 바리톤으로 활동하다가 테너로 전향하고 첫 공식 무대에서 단번에 주목받게 되었는데요, 궁핍했던 유학 생활, 성악병으로 복무한 군대 생활, 그리고 테너로 전향한 과정까지, '테너 백석종'의 탄생기를 직접 들어봅니다. 유망한 바리톤이었던 그가 안정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택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테너 발성을 알려줄 선생님조차 만날 수 없었던 팬데믹 기간, 그는 어떻게 독학으로 자신의 테너 목소리를 갈고닦았을까요?
김수현 기자 : 바리톤으로 오랫동안 배우고 활동도 하던 와중에 테너로 바꾸는 게 쉬운 선택은 아닐 것 같은데, 어떻게 되신 거예요?
이병희 아나운서 : 처음에는 그런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김수현 기자 : 높은 소리가 난 거예요?
백석종 테너 : 네. 그렇게 하다가 고음이 생겼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게 어디 안 가는 거예요. 계속 있더라고요. 그래서 중간중간 '테너 한번 해 볼까' 이런 마음이 생기긴 하더라고요. 서른 초반에요. 그래서 이야기가 긴데 유학하다 군대도 다녀오고.
김수현 기자 : 중간에 군대를 간다고 한국에 오셔서.
김수현 기자 : 행사 같은 거 할 때요?
백석종 테너 : 네. 거기도 만찬을 하고 귀빈을 모실 때가 있잖아요. 그 나라에 맞춰서 노래를 해 주고.
김수현 기자 : 외교 사절이 오거나 하면.
김수현 기자 : 그때 조금 맛을 보신 거네요, 현충원에서.
백석종 테너 : 테너에 대한 마음이 있었는데 주변에는 다 아니라고 하죠. 고음이 있다고 테너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고음을 마스터를 해야 돼요. 소리가 난다고 할 수는 없어요. 근데 그때는 제가 수련도 안 해보는 거고 그냥 고음이 나는 상태였던 거였으니까 테너는 엄두도 안 내고 있다가, 학사 끝내고 석사 할 때쯤에 하고 싶은 마음이 다시 생겼어요. 그래서 선생님과 씨름하는 과정에서...
김수현 기자 : 선생님은 아니라고 하신?
김수현 기자 : 자꾸 얘기해서.
백석종 테너 : 선생님은 굉장히 실용적이어서 지금 해야 될 게 있는데 얘가 딴 소리를 하니까 화가 난 거예요. '그럼 너 가져와', 다음 시간에 할 줄 아는 걸 가져오래요.
김수현 기자 : 테너 곡을.
백석종 테너 : 근데 그게 돼요? 선생님 앞에서 노래를. 테너 노래를 많이 해본 것도 아니고. 아리아 하나 불러보는데도 안 되는데. 선생님이 저를 딱 깨부쉈죠. 선생님 앞에서 안 되는데 어떻게 관객들 앞에서.
김수현 기자 : 그래서 마음을 접었어요?
백석종 테너 : 마음을 접는 중에 학교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했어요. 토마스 햄슨이라는 유명한 바리톤이 공개 레슨을 하다가 중간에 고음이 확 잘 나는 바리톤이 있어요. 멋있지만 테너가 아니라 리릭 바리톤이다. 그러니까 선생님의 어깨가 딱 올라가.
김수현 기자 : '거 봐 내 말이 맞지?'
백석종 테너 : 그래서 저는 '그렇구나. 네 맞습니다.' 완전히 접고 정진을 하는데 또 좋은 결과가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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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 바리톤으로 나간 콩쿠르에서 상 받고.
백석종 테너 : 3등 안에 항상 들고 그래서 '아 이게 내 길이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오퍼도 오고 잘 되고 있다 하는 참에, 어떤 분이 저한테 불을 다시 지펴서 이렇게 됐죠. (웃음) 이용훈 선생님을 만날 기회가 있어서 운 좋게 뵀었는데, 진심 어린 조언을 해 주시더라고요. 제가 감동받은 게 정말 노래를 사랑하시는 분이니까 소리를 듣고 진심으로 충고를 해 주더라고요. '석종 씨는 테너 해야 될 것 같다. 물론 바리톤도 훌륭한 소리를 갖고 있지만 테너를 해야 될 것 같다.'
꺼졌던 불이 다시 타오르면서 굉장히 고민하면서 샌프란시스코로 갔죠. 제가 영 아티스트로 갔으니 저의 백그라운드를 조사를 하잖아요, 거기서 케어를 해야 하니까. 인터뷰를 하다가 그런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내가 어떤 계기가 되면 테너도 해볼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또 영 아티스트니까 할 수 있는 거 다 해보래요. '여기 코치들도 많이 오니까 너 시도해 봐. 하지만 네가 그 해에 맡은 숙제는 바리톤이니까 이것만 네가 잘하면 돼. 시도해 봐.' 그래서 그때부터 다시 마음이...
김수현 기자 : 테나 한번 해봐야 되겠다.
백석종 테너 : 그래서 1년 하고 나왔습니다.
김수현 기자 : 코로나가 왔잖아요. 그때는 어떻게 하셨어요? 코로나 때문에 무대도 없고.
백석종 테너 : 그래서 테너로 바꾸기로 했죠. 연습을 해야죠. 그래서 선생님을 찾아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선생님들이 못 만난대요. 거리두기를 해야 하니까. 당시 팬데믹 공포가 심했죠. 집도 아예 안 나오고.
김수현 기자 : 그럼 혼자서 테너로 계속 연습을 하신 거예요?
백석종 테너 : 이용훈 선생님이 한 말이 '혁종 씨는 선생님도 아마 안 필요할 거야.' 지금 하는 길 열심히 파 보라는 말이 뇌리에 스치면서 '우선 연습을 해야겠다' 제가 그때 교회 지휘를 하고 있었는데 예배당이 꽤 커요. 한 200석? 연습하기에는 엄청 크죠. 코로나도 터져서 예배도 없고 그러니까 매일 교회 가서 연습을 시작하게 됐죠.
친누나가 성악을 했거든요. 같이 성악을 해서 뉴욕에 있었어요. 저는 샌프란시스코, 누나는 뉴욕에 있었는데 가끔 노래가 안 되면 누나에게 페이스타임 걸어서 노래를 했어요. 하면 마음에 안 든대, 여기가 이상하대. 그러면 고치려고 노력했던 기억.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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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문화전문기자 sh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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