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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9 (일)

돈 쏟아붓는 중국, 앞서가는데…처참한 한국 양자기술, 12개국 중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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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돈되는 양자컴(下)]③ 선진국 투자 쏟는데, '양자전략위' 출범도 못해

[편집자주] 인공지능(AI)을 이을 차세대 기술로 '양자컴퓨팅'을 주목하면서 관련 기술·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젠슨 황이 "수십 년"으로 내다봤듯 상용화까지 갈 길은 멀지만, AI 다음의 투자처를 찾는 돈의 흐름은 이미 '쏠림'이 뚜렷하다. 과학계와 투자자들의 목소리로 양자컴퓨팅 기술의 가능성과 지금의 한계를 살펴보고, 양자컴퓨팅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의 자세를 평가한다.

머니투데이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한국의 양자 기술이 세계 주요국 대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과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으려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 R&D(연구·개발) 전략지도에 따르면 한국은 △양자컴퓨터 △양자통신 △양자센서 등 모든 부문에서 주요 12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글로벌 R&D 전략지도는 피인용 상위 10% 논문, 삼극 특허(미국·일본·유럽특허청에 모두 등록된 특허) 출원수, 전문가 정성평가를 토대로 100점 만점 표준화 점수를 산출했다.

양자컴퓨터 부문에서 한국은 2.3점을 받았다. 1위 미국(100점), 2위 중국(35점), 3위 독일(28.6점)과 격차가 크다. 양자통신과 양자센서도 각각 2.9점에 그치며 꼴찌를 유지했다. 일본도 양자컴퓨터 4위(24.5점), 양자통신 9위(16.8점), 양자센싱 5위(31점)를 기록해 한국이 양자기술로는 동북아 3개국 중 가장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퀀텀코리아 2023' 행사에서 우리의 양자기술 수준이 선진국의 62.5% 수준이라고 발표했는데, 실제로는 경쟁력이 턱없이 낮게 나온 것이다. 반면 AI 분야에서 한국은 부문별로 4~6위, 첨단바이오는 7·9·11위를 기록해 '3대 게임체인저' 기술 중에서도 양자에 대한 연구 및 투자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정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연구위원은 '양자과학기술의 현 동향과 전망'에서 "우리나라는 후발국으로서 기술 개선과 인재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양자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한 만큼 중장기적 지원을 통해 기술과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양자기술 선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美中 양자 패권 다툼 심화…韓도 '양자 산업화 원년'

선진국들은 양자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국가 차원의 전략과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중국은 양자기술에 총 153억 달러, 유럽연합은 84억 달러, 미국은 37억 달러, 일본은 18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4배를 투자하며 '양자 굴기'에 나선 모습이다. 최근엔 60개 대학에서 양자컴퓨터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산업안보국은 중국의 양자 연구기관 22곳 대상 수출을 통제하는 등 패권 다툼이 심화하는 추세다.

우리 정부도 추격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양자기술 사업에 전년 대비 54.1% 증액된 198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를 양자 산업화 원년으로 삼고 △초기 상용화·실증 △인프라·장비 구축 △기업 지원 등 양자 기술의 산업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올해부터 임무 중심 대형 R&D(플래그십) 프로젝트도 본격 가동한다. 양자컴퓨팅·통신·센싱 등 3개 분야 9개 사업에 총 252억원을 투자한다.

다만 지난해 말 출범 예정이었던 '양자전략위원회'가 비상계엄 탄핵정국 여파로 '올스톱'된 건 우려 요인이다. 양자전략위원회는 국가 양자과학기술전략 최고심의기구로,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8개 중앙부처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해 5년마다 종합계획을 설립할 예정이었다. 이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양자전략위원회도 조속히 개최해 첨단산업 혁신을 가속하는 성장의 핵심 엔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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