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매각 2년 만에 3배로…내수 회복 늦어지는데 대출 상환 부담 여전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오른 연체율…은행권, 건전성 관리 고삐
은행 대출 창구 |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은행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5대 은행이 지난해만 7조1천억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을 통해 털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금리가 빨리 떨어지지 않으면서 은행권 부실 규모는 올해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5대 은행 부실 채권 상·매각액 추이 |
◇ 5대 은행, 작년 부실채권 7.1조원 상·매각…1년 새 30%↑
지난해 상·매각 규모는 2023년(5조4천544억원)보다 30.2% 많고, 2022년(2조3천13억원)의 3배 수준이었다.
은행들은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많아지자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 정리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은 2022년까지는 분기 말에만 상·매각을 했으나 대출 연체가 늘자 2023년부터는 분기 중에도 상·매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대출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 조치로 가려져 있던 부실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 부실 채권 상·매각 실적 추이(단위 : 억원)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 |||
매각 | 상각 | 합계 | |
2022년 | 8,017 | 14,996 | 23,013 |
2023년 | 32,516 | 22,028 | 54,544 |
2024년 | 46,843 | 24,176 | 71,019 |
◇ 은행권 연체율 약 5년 전 수준…"당분간 더 오른다"
은행들이 지표 관리를 위해 대규모 상·매각을 하면서,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한 달 전보다 다소 낮아졌다.
5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 단순 평균(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0.35%로, 전월의 0.42%보다 0.07%포인트(p) 내렸다.
다만 전년 동월과 비교해보면 연체율(0.29%→0.35%)과 NPL 비율(0.26%→0.31%) 평균 모두 상승세다.
새로운 부실 채권 추이가 드러나는 신규 연체율(해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전월 말 대출잔액)은 11월 0.10%에서 12월 0.09%로 0.01%p 떨어지는 데 그쳤다.
전반적으로 은행권 연체율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떨어졌다가, 다시 약 5년 전 수준까지 높아진 상태다.
은행권은 당분간 연체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건전성 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 인하를 멈추면서 한국은행도 통화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진 탓에 고금리 장기화 우려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장기간 고금리로 힘들었던 자영업자와 취약 차주가 느끼는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은 아직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환율 상승, 글로벌 경기 불안, 내수 회복 지연 등 부정적 요소가 있어 연체율은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연체 장기화는 곧 부도와 한계 차주 증가로 이어진다"며 "연체 채권 관리 강화 등을 통해 건전성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5대 은행 연체율, 신규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추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5대 은행 단순 평균. | |||||
2023년 12월 | 2024년 11월 | 2024년 12월 | |||
연체율 | 가계 | 0.26% | 0.32% | 0.28% | |
기업 | 대기업 | 0.01% | 0.01% | 0.01% | |
중소기업 | 0.37% | 0.63% | 0.50% | ||
전체 | 0.31% | 0.51% | 0.41% | ||
원화대출금 전체 | 0.29% | 0.42% | 0.35% | ||
신규연체율 | 가계 | 0.07% | 0.09% | 0.07% | |
기업 | 대기업 | 0.00% | 0.00% | 0.00% | |
중소기업 | 0.12% | 0.16% | 0.13% | ||
전체 | 0.10% | 0.13% | 0.10% | ||
원화대출금 전체 | 0.09% | 0.10% | 0.09% | ||
고정이하여신비율 | 가계 | 0.17% | 0.24% | 0.21% | |
기업 | 대기업 | 0.33% | 0.23% | 0.25% | |
중소기업 | 0.34% | 0.59% | 0.45% | ||
전체 | 0.32% | 0.50% | 0.40% | ||
원화대출금 전체 | 0.26% | 0.38% | 0.31% |
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