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서 아찔한 사고...통합 LCC·대명소노 등장 속 '신뢰' 요구
딥시크 여파 코스피도 '지속'…SK하이닉스 '직격탄'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지난달 30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앞두고 안전 확보를 위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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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김태환 기자] 제주항공 참사 발생 한 달 만에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안전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해 자회사 LCC간 합병과 더불어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인수 등 LCC시장이 재편을 앞둔 가운데 안전 문제에 대한 선제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에어부산 항공기 승객 수하물 발화 추정 화재…연이은 LCC 사고에 불안 '증폭'
-그렇습니다. 명절 설 연휴인 지난달 28일 오후 김해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가려던 에어부산 BC391편 항공기 내부 뒤편에서 불이 나기 시작해 동체 상부를 태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에어버스 A321-200 기종인 항공기에는 승객 169명과 승무원 6명, 탑승정비사 1명이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승객과 승무원은 곧바로 비상 탈출해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승객과 승무원 등 7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 대한 국토교통부 항공사고철도조사위원회(항철위)와 경찰 등 관계당국 조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발생해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제주항공 참사에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항철위는 새로운 사고 조사에 나선 셈입니다. 에어부산은 사고 직후 초동조치팀과 비상대책반을 꾸렸습니다. 사측은 내국인 손님에게 귀가 교통비를, 외국인 손님에게 숙박비를 지원했습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에어부산은 손자회사로 됐는데요. 대한항공 차원 조치도 있었죠?
-대한항공 여객영업부 총괄 출신인 정병섭 에어부산 대표이사는 지난달 16일 임기를 시작했는데요.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사고가 터진 셈입니다. 대한항공은 그룹 차원에서 에어부산 화재를 대응하기 위해 최정호 부사장을 필두로 하는 항공안전전략실 임원과 정비본부장 등을 파견했습니다. 아시아나와 기업결합을 벌인 대한항공은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 통합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인데요. 이번 사고가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을 두는 상황입니다.
-맞습니다. 국내 최초 LCC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이 설립된 뒤 20년이 흐르며 여러 LCC가 세워졌지만 치열한 경쟁 속 안전운항에는 다소 미비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는 크고 작은 사고를 겪으며 안전운항 노하우가 생겼지만 LCC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제주항공 참사와 에어부산 사고 모두 구체적인 사고 규명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LCC들도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안전운항 신뢰를 갖춰야 겠습니다.
-최근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시동을 거는 등 항공업계 재편 속에서 쟁점이 될 수 있겠네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에 착수하며 내세운 명분도 안전운항입니다. 티웨이항공도 크고 작은 사고로 논란이 있었지만 대명소노그룹 역시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안전운항 전략을 선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를 표방하는 에어프레미아도 올해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한 각 사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에 반도체 종목과 전력기기 관련 종목이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직장인이 추론 AI 모델 '딥시크 R1'을 이용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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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 흔든 딥시크, 호재인가 악재인가
-증권가도 명절 직후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개발한 동명의 저비용 고성능 챗봇 '딥시크'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글로벌 증시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소식입니다. 하루 만에 17% 넘게 폭락한 글로벌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대표적인데요. 설 명절 연휴와 임시공휴일이 겹치면서 6일 동안 휴식을 취한 국내 증시도 복귀 첫날 '딥시크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고요?
-네. 1월 마지막 날이자 오랜만에 매수 버튼이 활성화된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7% 내린 2517.37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약보합 수준으로 증시가 크게 요동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으나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급락하면서 코스피 전반이 흔들렸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주가 폭락이 이날 주목을 받았는데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인(CEO)을 직접 만나 사업적 교감을 나눴다는 소식에 최근 상승세를 타던 주가가 하루 만에 10%가량 고꾸라진 탓입니다. 종가는 전날보다 9.86% 내린 19만9200원이나, 장중 최저 11.85% 내린 19만4800원에 거래되기도 하면서 주주들에겐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하루가 되고 말았습니다.
-직격탄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실상 독점 납품하는 공급사로서 엔비디아 주가가 오르면 SK하이닉스 주가도 함께 오르고, 내리면 내리는 등 흐름을 따라갔는데요. 엔비디아 주가가 딥시크 여파로 주저앉았으니 SK하이닉스도 여파가 있었다고 봐야겠죠. 같은 날 2024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1분기 말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겠다고 공언한 삼성전자가 2%대 약세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다만 증권가에서는 31일 증시가 긴 휴장 후 열린 첫날 장이기 때문에 그간 장이 진행 중이던 해외 증시에 번진 '딥시크발' 공포감이 다소 과하게 인식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기술적 관점으로도 딥시크의 AI 기술이 향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감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또한 과하다는 해석도 일부 나오고요.
-딥시크의 충격적인 등장으로 글로벌 AI 산업을 이끌던 주도주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박해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관련주들의 단기적 수급 이탈은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설 연휴 기간 가격이 내린 엔비디아를 저가 매수할 기회로 인식했다는 소식도 함께 들려오니 국내 기업들이나 증시에 미칠 영향도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내릴 수 있겠네요. 또 그간 다소 외면받던 인터넷, 금융주들이 이날 크게 오르면서 딥시크 쇼크가 호재로 작용한 곳도 더러 있고요.
-그렇군요. 딥시크가 오히려 AI 산업 경쟁력에 불을 지피면서 AI 추론용 인프라 수요가 앞당겨진다면 엔비디아 등을 비롯한 AI 반도체주들의 활황 시기도 빨라질 수 있을 듯한데요. 관련 종목에 대한 눈높이를 유지하면서 저가에 대형주를 매입할 기회로 볼지, 2월 초 불안감을 안고 출발할 장세를 조금 더 지켜볼지 투심의 향방을 지켜봐야겠습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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