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여파로 문닫는 학교들
마땅한 사용처 못 찾고 방치
폐고 10곳 중 1곳 ‘미활용’
시설 노후에 우범지대 변질
마땅한 사용처 못 찾고 방치
폐고 10곳 중 1곳 ‘미활용’
시설 노후에 우범지대 변질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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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에 있는 근덕초 동막분교장은 2018년 3월 폐교한 이후 아직 마땅한 사용처를 찾지 못해 8년째 방치돼 있다. 같은 해 폐교한 횡성 갑천초 금성분교장도 임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저출생 여파로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문을 닫는 학교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상당수 폐교가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어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교육부 2024년 시도교육청 폐교재산 현황에 따르면 전국 폐교 수는 2023년보다 33곳 늘어난 3955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용도를 찾지 못한 ‘미활용 폐교’는 367곳(9.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교 10곳 중 1곳은 방치된 채 남아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문을 닫은 학교 중 매각이 완료된 학교는 2609곳이었고, 979곳은 지방자치단체나 민간 기관에 매각 혹은 임대돼 주민 복지·문화시설, 교육시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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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방에서는 수십 년간 방치된 채 지역 흉물로 전락한 폐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용도를 찾지 못한 미활용 폐교는 전남 75곳, 경남 72곳, 경북 57곳, 강원 56곳, 충북 29곳 등에 달한다. 한 지방교육청 관계자는 “폐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어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새로운 역할을 찾지 못한 폐교는 중심 지역과 동떨어져 있고 주변 시설이 낙후돼 있어 매각이나 임대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치된 폐교는 시설 노후화로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지역 슬럼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 다른 지역교육청 관계자는 “오랜 기간 방치된 폐교는 청소년 탈선 장소로 변질되거나, 노숙자와 범죄자들의 은신처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지역사회에서도 방치된 폐교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에 있는 일반고 최초로 폐교한 도봉고등학교의 모습.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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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문제는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초등학교 신입생 숫자가 급감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문을 닫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은 지난해 도봉고, 덕수고, 성수공고가 문을 닫았고 2027년에는 강서구 경서중이 폐교를 앞두고 있다. 광진구 화양초 등 6곳은 최종 활용 방안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현재 서울시교육청 산하 부서 사무실 등으로 임시 사용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해 폐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향후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질 수밖에 없는 만큼 폐교 활용을 위한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시설로 지정된 용지를 변경하는 과정이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는데, 이를 간소화하는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폐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시도교육청과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지역 거점학교를 만들고 이에 따른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세우는 등 통합 대책을 만들 계획”이라며 “특히 전국 시도교육청·지자체와 TF를 만들어 폐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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