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개선 제품 주요 고객사에 공급…HBM4 개발 계획대로
1분기 범용 D램·낸드는 수요 부진 지속…고급라인 집중공략
파운드리·시스템LSI 부진 장기화…메모리 호실적 무색한 DS
범용 D램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발 물량공세가 시작된 DDR4·LPDDR4 제품군보다 더 고급라인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우울한 실적을 받아든 삼성전자' [사진=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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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3E 주요 고객사에 공급…딥시크 충격 예의주시
삼성전자의 HBM3E 매출은 구형 제품인 'HBM3'를 넘어선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 8단을 지난해 12월부터 공급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회사는 "(HBM3E 공급량의) 가시적인 증가는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분기 HBM 판매에는 일시적인 제약이 있을 것으로 봤다.
수요 증가에 따라 램프업(Ramp-up, 생산능력 증대) 작업을 진행해온 만큼 삼성전자의 올해 HBM 비트(bit) 공급량은 지난해보다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차세대 HBM4는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HBM4와 HBM4E의 고객 맞춤형 제품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뒤흔든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에 대해선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HBM을 여러 고객사에 공급하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업계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4분기 매출 추이.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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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D램 사실상 감산 시사
삼성전자의 기존 주력 분야인 범용 메모리 시장은 중국 업체의 참전으로 가격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PC·태블릿 등 IT 기기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폭을 키웠다.
D램은 1a 나노에서 1b 나노 공정으로 전환을 가속화해 첨단 서버용 고용량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낸드는 V8·V9 공정으로 전환해 고용량 서버용 쿼드레벨셀(QLC) 제품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 실적 컨퍼런스에서는 SK하이닉스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제조사의 범용 D램 물량 공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타 공급사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긋고 "하이엔드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DDR4·LPDDR4 등 레거시 제품 생산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중국 업체와 기술은 물론 첨단 장비 사용에 따른 공정 격차가 있다고 답한 SK하이닉스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DS부문 4분기 실적 추이. [사진=삼성전자] |
특히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DDR4·LPDDR4 생산능력을 한자리 수준까지 가파르게 축소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레거시 품목은 주요 모바일·전장 고객사의 필수 제품만 대응해 공급 과잉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못 박았다.
중국발 범용 D램 가격 경쟁에 참전하지 않고 고부가 제품군으로 주력 품목을 옮기겠다는 의미다.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가 DDR4·LPDDR4 물량을 빠르게 줄이면 가격 하락 폭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범용 D램 생산 비중은 30% 초반대였는데, 이를 한자리 수까지 줄이겠다"고도 밝혔다. 선단 공정 전환에 따른 단기적인 비트 출하 감소까지 감수하겠다는 의미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범용 제품을 생산하던 라인을 선단 공정으로 램프업하면 일정 시간동안 생산물량이 줄어드는 감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램프업 가속화의 의미는 자연스러운 감산과 같은 뜻"이라고 귀띔했다.
메모리 최대 실적에도 씁쓸한 DS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111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이다.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4분기에만 매출 23조원을 기록, 역대 4분기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7%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지만,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사업부의 부진이 메모리 실적까지 갉아먹고 있다는 점이 뼈아프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메모리사업부가 지난해 연간 매출 84조5000억원에 걸맞는 20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사업부가 매분기 수조원대 적자를 내며 연간 15조1000억원에 그쳤을 것이란 추정도 내놓는다.
올해 시설투자 금액의 상당 비중도 메모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메모리 시설투자 규모를 늘렸고, 파운드리는 시황 악화로 투자를 줄였다. 전체 시설투자 규모는 53조600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세부적인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메모리 투자는 전년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300조8709억원, 영업이익은 32조7260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2%, 영업이익은 398.3% 늘었다.
지난 연말 기준 삼성전자의 자산은 514조5320억원, 현금성 자산은 112조6518억원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모두 뺀 순현금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기준 93조3200억원을 보유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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