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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통합과 포용'에도…친명·비명 싸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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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주변에서 李 도와야"하면서도 김경수·김부겸 언급

이재명 '일극 체제' 지적하자…친명 "尹 정권 탄생' 책임론 반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2025.1.3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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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나 통합과 포용을 다짐했지만 수면 아래 잠복했던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비명(비이재명)계가 이 대표의 '일극 체제'를 정조준하자 친명(친이재명)계는 지난 대선 패배 책임론으로 맞받아치며 계파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지난해 9월 지도부 선출 이후 약 넉 달 만에 만난 두 사람은 1시간 30분가량 차담을 진행했다.

'명문(明文) 회동'의 핵심 메시지는 통합과 포용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가 당의 기반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도 이 대표와 당 지도부 의원들이 잘 수습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비판적인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도 포용해야 한다"며 "이 대표 혼자 하기 어려우니 주변에서도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등 지역 발전을 위해 고민할 것을 요청하며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대구·경북의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2·3 비상계엄 및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 등 유리한 정국에서도 저조한 당 지지율,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을 거론하며 비명계 대권 잠룡들의 '이재명 흔들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통합과 포용을 강조한 명문 회동에도 당내 계파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 이후 친문 주도의 당내 질서가 고착돼 대선 국면에 이르기까지 해소될 계기가 없기 때문이다.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 적자로 불리는 김 전 지사는 명문 회동 전날 "선거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난 분들이 많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일극 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아픈 이름을 버릴 수 있도록 당내 정치 문화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김두관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교체로 가는 길은 이재명의 길뿐만 아니라 다양한 길이 있다"고 했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재명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친명계는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비명계의 통합과 포용 요구에는 '단결'을 강조하며 맞불을 놨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격도 자질도 갖추지 못한 윤석열에게 정권을 빼앗긴 것만큼 민주 진영에 치욕스러운 일이 어딨나"라고 김 전 지사를 비판했다. 양문석 의원도 "지난 12·3 내란 폭동 때 당신들은 어디서 뭘 했는지 묻고 따지고 싶다"면서도 "시한부일지언정 지금은 단일 대오가 핵심 조직 노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비명계 의원들이 지난 대선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며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게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 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접견을 마치고 배웅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4.1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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