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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충격' SK하이닉스 울고·네이버 웃고…"전략 재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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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하락 출발한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7포인트(0.10%) 내린 2534.33에, 코스닥지수는 3.7포인트(0.52%) 내린 724.96에 장을 시작했다. 2024.08.27.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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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충격'이 국내 증시에도 상륙하면서 AI(인공지능) 투자 판도가 뒤집어졌다. AI 대표 수혜 주로 주가 상승세를 달리던 SK하이닉스가 고꾸라졌다. 반면 네이버(NAVER)는 딥시크 충격 수혜 주로 떠오르며 주가 상승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딥시크 출현으로 AI 투자 주도주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1일 오전 11시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11포인트(1.15%) 내린 2507.69를 기록 중이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삼성전자, DB하이텍,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 주가 동반 하락하면서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만1200원(9.59%) 내린 19만98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장 시작 직후 11% 이상 하락, 장 중 19만4800원까지 미끄러졌다.

삼성전자, DB하이텍, 한미반도체는 각각 2.42%, 3.83%, 6.14% 내림세다.

이외에 반도체 주인 케이씨텍은 11.99%, 이오테크닉스는 10.67%, 테크윙은 8.59% 하락 중이다.

반도체 주가 동반 하락하는 것은 딥시크 충격 때문이다. 설 연휴로 국내 증시가 휴장했던 지난 27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미국 빅테크 기업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저비용 첨단 AI 개발에 성공하면서 엔비디아 성장 폭이 둔화하고 결국 AI 용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소식이 알려진 당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9% 폭락하고, 엔비디아 주가가 17% 급락하는 등 미국 증시는 충격에 빠졌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대규모 AI CAPEX(설비투자)가 사실은 쓸모가 없고 AI가 미국의 전유물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뒤덮었다"며 "딥시크를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파급효과와 AI 투자전략을 재점검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주가가 타격을 입은 만큼 단기적으로 반도체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 시점에서는 기존의 AI 투자 서사 변화에 무게를 두는 것이 적절하다"며 "일단 엔비디아 등 AI 하드웨어 업체들은 대규모 투자에 대한 회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추가 규제 우려 등 관련 우려에 휩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증시에서도 HBM 등 AI 반도체 주들의 단기 주가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같은 시각 국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중국 반도체 장비 부품 기업인 피델릭스는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이 기업의 최대주주는 중국 동심반도체주식유한공사다. 딥시크 충격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자극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상장된 중국 기업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딥시크 수혜 주로 꼽힌다. 딥시크가 출현하면서 낮은 비용으로 AI를 구축할 수 있게 되면 소프트웨어들이 AI 산업 내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낮은 컴퓨팅자원의 활용으로 고성능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의 상용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국내 AI 최대 수혜 주는 네이버와 크래프톤"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5.88% 상승 중이다. 카카오도 7.13% 오르고 있다. 크래프톤은 4.23% 오름세다. 장중 35만9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김 연구원은 "소프트웨어는 다음 주도주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에도 기술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요가 확산하면 이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가 주도권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한 팀장도 "결론적으로 딥시크 사태가 증시 주도 테마인 AI 사이클을 훼손시킨 것은 아니다"라며 "단기적으로 투자 서사가 AI 하드웨어 업체의 성장 독주에서 AI 비용 하락에 따른 AI 소프트웨어 업체의 수익성 개선으로 변경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감안하면 한국, 미국 등 주요국 증시에서는 AI 소프트웨어에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김근희 기자 keun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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