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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버튼 손댔다 "멕시코·캐나다에 예정대로, 중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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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일 '25% 관세' 재확인, 선별 부과 나설 듯…
캐나다·멕시코 보복관세 등으로 무역전쟁 전망,
달러와 유가·금값은 강세 캐나다달러는 바닥권

행정명령에 서명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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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각각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캐나다가 앞서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맞불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오는 2월부터 트럼프 2기 행정부 중심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서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폴리티코·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며 앞서 예고한 대로 2월1일부터 두 국가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관세 부과 이유로 "첫 번째는 우리나라(미국)에 끔찍하게도 너무 많이 몰려든 사람들 때문이고, 두 번째는 마약과 펜타닐 및 기타 모든 것들이 우리나라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세 번째 이유는 우리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적자 형태로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불법 이민자, 펜타닐 유입 문제를 앞세워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고, 취임 후에는 2월1일부터 관세 부과가 시행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경고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해당 문제를 논의하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두 국가의 행보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관세가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미 본토에서 추방된 불법 이민자 송환에 비협조적인 콜롬비아에 즉각적인 25%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가, 콜롬비아가 한발 물러서자 관세 부과를 보류하면서 이런 기대에는 더욱 힘이 실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월1일부터 관세를 부과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관세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이들 국가(캐나다와 멕시코)와 매우 큰 (무역) 적자를 보기 때문에 관세를 정말로 부과해야 한다"며 "이 관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원유도 관세 대상이냐는 질문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원유 가격에 달려있다. 우리는 원유에 대한 결정을 아마 오늘(30일) 밤에 할 것"이라고 답했다. 선별적 관세 부과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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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날짜와 관세율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중국은 펜타닐을 미국으로 밀반입해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갔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 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중국은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산에 대한 10%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이날 트럼프 발언 영향으로 외환, 원유 등 주요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달러와 멕시코 페소 가치는 각각 1.2%, 1.1% 하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가 이뤄지면 캐나다달러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8.24까지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72달러대에서 거래되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73달러를 넘어섰고, 뉴욕상품거래소의 4월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2853.20달러에 달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부과가 캐나다와 멕시코 경제에 타격을 주고 글로벌 무역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상대국 모두 미국의 관세 시행 시 보복 관세 등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 미국 주재 캐나다 대사인 커스틴 힐먼은 이날 "미국과 관세 보복전을 벌이고 싶지 않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가 시행되면 캐나다는 반드시 대응할 것"이라며 "(관세 부과는) 캐나다와 캐나다 국민, 노동자 그리고 미국과 미국 노동자들에게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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