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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토)

[TF씨네리뷰] '말할 수 없는 비밀', 도경수라는 차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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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감성으로 재탄생된 판타지 로맨스의 레전드
도경수, 강렬함 가득한 멜로 눈빛으로 원작과 다른 매력 선사


27일 개봉하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과 정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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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박지윤 기자] 두터운 팬덤층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를 리메이크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원작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면서 색다른 재미 요소도 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원작과 큰 틀을 같이하면서도 시간의 흐름과 한국 감성에 따른 변주로 새로운 감상을 안긴다. 이 가운데 원작과 가장 큰 차별점이 된 것은 도경수의 존재 그 자체였다.

지난 27일 스크린에 걸린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 분)과 정아(원진아 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2008년 개봉해 전국적으로 판타지 로맨스 신드롬을 일으켰던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도경수(위쪽)는 피아니스트 음대생 유준 역을, 원진아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음대생 정아 역을 맡아 멜로 연기를 선보인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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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중이던 피아니스트 유준은 팔목 치료를 위해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오게 된다. 그렇게 학교를 처음 간 그날, 어디선가 들려오는 신비로운 피아노 선율에 이끌려 도착한 연습실에서 정아를 마주친다. 첫 만남부터 운명처럼 끌린 유준과 정아는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하지만 정아는 유준에게 연락처조차 알려주지 않고 두 사람의 만남은 계속 엇갈리기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유준의 시선이 늘 자신을 향해 있다고 생각한 인희(신예은 분)는 그에게 갑작스럽게 고백하고, 두 사람을 본 정아는 큰 상처를 입는다. 그날 이후 사라진 정아의 행방을 찾던 유준은 정아가 그동안 말할 수 없던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한국판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작품의 배경을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바꾼 것 빼고는 원작과 틀을 같게 한다. 작품의 시그니처 곡 '시크릿'과 피아노 배틀 장면 등을 곳곳에 담으면서도 유준과 정아가 서로에 대한 호감을 확인하는 듀엣곡 '고양이 춤'과 들국화의 명곡을 리메이크한 버전의 '매일 그대와' 등 새로운 곡을 선곡해 원작과 차별화된 매력을 주고자 한 메가폰의 노력이 느껴진다.

신예은(아래쪽 사진의 오른쪽)은 바이올린 전공 음대생 인희로 분해 영화 데뷔에 나선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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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첫 멜로에 도전한 도경수는 큰 눈에 강렬함을 담은 멜로 눈빛을 장착하고 이유나 조건 없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꽂혀 맹목적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인물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연주할 때만 느껴지는 감정이 있거든. 그게 널 만나면 느껴져" "널 위해 연주할게" 등 다소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도 도경수의 목소리를 만나 담백하면서도 감미롭게 들리기까지 한다.

피아노를 못 치고 악보도 볼 줄 모른다는 그는 악기를 연주하는 몸의 액센트를 디테일하게 살리면서 자연스럽게 피아노 연주 연기를 소화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도경수는 극 중 유준의 아버지로 등장하는 배성우와도 차진 티키타카로 관객들의 웃음까지 책임진다.

음대생 정아로 분한 원진아는 유준과 사랑에 빠진 행복한 순간부터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채 상대에게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까지, 인물의 양가적인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한다. 특히 그는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변주한 인물을 통통 튀는 발랄한 매력으로 그려내며 원작의 여주인공과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이올린 전공 음대생 인희 역을 맡아 데뷔 첫 영화에 도전한 신예은은 적은 분량이지만 등장할 때마다 시선을 가져가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하지만 캐릭터 자체의 서사가 부족하고 다소 평이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하며, 삼각관계의 긴장감도 없다. 더 나아가 유준과 정아가 각각 발 딛고 있는 세상의 시간 차이가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도 몰입도를 떨어뜨려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이미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약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한국 감성으로 재탄생했다. 원작을 본 관객들이라면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원작을 보지 않았다면 도경수와 원진아만의 풋풋한 첫사랑 감성에 온전히 몸을 맡길 수 있다. 전체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03분이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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