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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5 (화)

삼성전자, 4분기 반도체 영업익 2.9조원... 낮아진 눈높이도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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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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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주력인 반도체(DS) 부문에서 이미 수차례 하향된 전망치보다도 낮은 2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8일 실적 가이던스가 발표된 이후 증권가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을 3조원대로 예상했으나 실상은 이보다 더 저조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4분기 영업이익(8조828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낸 것이다.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공급이 지연된 데다 PC, 모바일 등 IT 기기 수요 부진과 중국발 저가 공세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는 등 악재가 겹친 여파다. 연간 실적에서도 삼성전자 DS부문은 사상 처음으로 SK하이닉스에 밀렸다. DS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으로, SK하이닉스 영업이익(23조4673억원)의 64% 수준에 그쳤다.

◇ 낮아진 눈높이도 못맞춘 삼성전자… 比메모리서 대규모 적자 추정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5조8000억원, 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지난 분기 대비 각각 4.19%, 29.30%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사 대부분은 당초 1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가 전망치를 7조원 수준까지 내려 잡았는데, 이미 낮아진 눈높이에도 못 미쳤다.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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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대들보인 메모리사업부는 연구개발비 및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대량으로 본격 양산)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모바일, PC용 수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HBM과 서버용 고용량 DDR5 판매가 늘면서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해 매출은 4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수익성이 낮아진 것이다.

특히 비메모리 분야에서 출혈이 컸다. 증권업계에서는 2조원 이상의 영업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는 모바일 수요 약세와 첨단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며 “파운드리는 모바일 수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동률 하락 및 첨단 공정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모바일·가전도 경쟁 심화로 전망치 하회… 설비 투자는 사상 최대

모바일 사업도 기대치에 미달하는 2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하락한 탓이다. 다만 연간 기준 갤럭시 S24 시리즈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면서 플래그십 제품 매출은 견조한 성장을 보였고, 태블릿과 웨어러블 제품도 판매 수량 및 금액이 모두 성장했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4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2조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9000억원에 그쳤다.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 아이폰용 패널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애플 아이패드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매출이 당초 기대치의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 사업의 경우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과 비교해 흑자전환했지만, 주요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당초 전망치인 5000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으로 인해 비용이 늘면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뒀다.

한편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설비투자 규모는 17조8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인 5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다. 불황과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연구개발 비용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집행과 HBM 등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 지난 분기 및 연간 대비 투자가 모두 증가했다”며 “올해 세부적인 투자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메모리 투자는 전년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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