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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4 (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올초 서학개미 마음은 ‘실세’ 머스크 향했다…‘딥시크 쇼크’ 속 AI株도 주목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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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테슬라 ETF가 서학개미 순매수액 1·3위 차지

‘엔비디아·브로드컴’ AI칩 투심도 강력…트럼프發 추가 호재도 관심

단기 채권·가상자산·S&P500 ETF도 인기

[로이터, 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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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김민지 기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소액 투자자)의 투심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미 행정효율부(DOGE) 수장을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주에 대한 서학개미의 사랑의 온도도 여전히 뜨거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AI 패권’을 선언하고 나선 만큼 올해 역시도 AI가 서학개미의 ‘최선호주’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중국산(産) 저비용 AI 모델 ‘딥시크’ 충격으로 향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주의해야한다는 조언도 있다.

테슬라·테슬라 ETF가 서학개미 순매수액 1·3위 차지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30일까지 서학개미 ‘원픽(최선호주)’은 5억2942만달러(약 7653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기록한 테슬라였다.

테슬라에 이어 3위 자리엔 테슬라 주가를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상장지수펀드(ETF)가 3억4385만달러(약 4970억원)로 자리잡았다.

연초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던 데는 ‘저가 매수’를 통해 추가 상승장에서 차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승리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는 등 실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도 투심을 자극한 주요 요인으로 평가된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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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2월 17일 종가 기준 479.86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정점을 찍기 전 3개월간 주가가 111.60%(226.78→479.86달러)나 올랐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주가 상승률만 살펴 봤을 때도 주가 상승률은 90.84%(251.44→479.86달러)로 사실상 주가가 곱절로 뛰었다.

정점에 올랐던 주가는 보름 만인 지난 2일 379.28달러로 20.96%나 급락하는 조정장세를 겪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주가 하락세가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공식 출범이 임박한 이달 들어 테슬라의 AI-슈퍼컴퓨터 관련 투자,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졌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내놓은 ‘전기차 의무화 폐지’ 행정명령 등의 악재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짚었다.

실제로 미 월가에선 테슬라 주가가 올해 상반기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퍼샌들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테슬라 주식을 ‘매수 후 보유(Buy and Hold)’ 1순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이어 투자등급을 ‘비중확대(overweight)’라고 재확인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315달러보다 58.73%(185달러)나 높은 5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알렉산더 포터 파이퍼샌들러 분석가는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현실 세계 AI(real-world AI)’ 잠재력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면서 “지금부터 1년 후면 투자자들은 테슬라 신제품 출시 주기에 대한 더 분명한 정보를 갖고, 완전자율주행(FSD) 수행 능력 향상이나 AI 관련 야망에 대한 주제에 관심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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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브로드컴’ AI칩 투심도 강력…트럼프發 추가 호재도 관심
지난해 글로벌 AI 랠리를 이끌었던 AI칩 ‘대장주’ 엔비디아는 순매수액 3억5797만달러(약 5174억원)로 서학개미 순매수액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엔디비아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그라나이트셰어즈 2X 롱 엔비디아 데일리(GRANITESHARES 2.0X LONG NVDA DAILY)’ ETF에 대한 순매수액도 2억2338만달러(약 3229억원)로 4위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대항마’로 꼽히는 브로드컴의 순위가 1억7722만달러(약 2562억원) 순매수세로 5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해가 밝은 뒤에도 작년에 이어졌던 AI 투자 붐이 식지 않았단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저평가 상태로 인해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력이 더 큰 종목으로 서학개미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새 행정부가 AI 투자에 총력을 다할 것이란 점을 임기 시작과 동시에 천명한 점은 AI 섹터엔 분명 호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생성형 AI ‘챗(Chat)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오라클의 AI 합작회사 ‘스타게이트’ 설립을 직접 발표하면서 “우리는 이것(AI 기술과 인프라)을 미국에 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타게이트를 통해 3개 회사는 미국 AI 산업에만 최소 50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첫 번째)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스타게이트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스타게이트 설립의 핵심 멤버인 샘 올트먼(오른쪽 첫번째부터)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연설을 듣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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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조 바이든 전 행정부 당시 만들어진 AI 규제를 폐기하도록 명령했고, 취임 전날엔 ‘AI 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쉽게 만들고 환경 규제도 줄이겠다고 하며 ‘친(親) AI’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벤 레이츠 멜리우스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AI칩 수출 규제 속에서도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면서 “미국 시장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황금기 도래를 표방하는 트럼프 2기 정책의 핵심 골자는 미국이 가진 것을 보호하고 앞서는 분야에서 지배력을 더욱 높이자는 것”이라며 “AI를 비롯한 첨단 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한 미국 테크 산업의 선전이 트럼프 비전의 근간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은 딥시크가 향후 엔비디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166달러에서 152달러로 낮춘 바 있다. 모건스탠리의 조지프 무어는 “딥시크의 AI 혁신은 추가적인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이어지거나 (기업들의) 비용 지출 열기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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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채권·가상자산·S&P500 ETF도 인기
서학개미들은 연초 변동성이 커진 금리 상황에 대비해 단기 국채·회사채에 투자하는 ETF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만기 3개월 이내 단기 국채에 분산투자하는 ‘아이셰어스 0-3 먼스 트레저리 본드 ETF(SGOV)’와 만기 1~3년의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SPDR 포트폴리오 단기 회사채 ETF(SPSB)’에 대한 서학개미의 순매수액은 각각 8426만달러(약 1218억원), 7785만달러(약 1125억원)로 7위, 9위에 올랐다.

연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에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에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커진 데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금리 변화에 덜 민감하고 분배금까지 노릴 수 있는 상품(SGOV)에 대한 서학개미의 투심이 쏠린 것이다.

자칭 ‘가상자산 대통령’이라고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에 대비해 가상자산 관련주에 투자하는 ETF에 대한 선호 현상도 뚜렷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 대장주 이더리움의 선물지수를 2배 추종하는 ‘2배 이더 ETF(ETHU)’에 대한 순매수액도 8312만달러(약 1201억원)로 8위까지 올랐다.

이 밖에도 연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 조정세를 보였던 미 증시 주요 지수가 장기 우상향 것이란 기대 속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SP 500 ETF’도 순매수액이 1억830만달러(약 1565억원)로 6위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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