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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운하 통제권' 협상 없다"…파나마 대통령, 루비오에 경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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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미 국무장관 취임 첫 해외 순방에 파나마 포함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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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두고 미국과 대립 중인 파나마의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이 운하 통제권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물리노 대통령은 이날 정례 주간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운하 통제권과 관련해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나마 운하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 운하에 대해 협상할 수 없으며, 협상 과정을 시작할 수도 없다"며 "운하는 파나마 소유"라고 강조했다.

물리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취임 첫 해외 순방지로 파나마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폴리티코는 "파나마 방문을 예고한 미 국무장관을 향해 그와의 회담에서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의제로 삼지 않겠다는 예고장을 보낸 것"이라고 짚었다.

루비오 장관은 파나마를 비롯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물리노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 간 회담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AP 등은 루비오 장관이 오는 2월2일 물리노 대통령을 만나고 파나마 운하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의 실질적 운영자가 중국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도 재차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운하를 둘러싼 외국 정부의 영향력에 관해 공식적인 정보를 받은 바 없다. 파나마에는 중국인 공동체가 번성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미국과 견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엔 변함없다"며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는 여전히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파나마 운하 통제권은 1977년 '토리호스-카터 조약' 체결로 1999년 미국에서 파나마로 완전히 넘어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공개 연설 등을 통해 파나마 정부가 미국에 비싼 운하 통행료를 요구하고, 중국이 운하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며 파나마 정부가 통행료를 내리지 않으면 운하 통제권 반환을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나마 운하는 정부의 독립기관인 파나마 운하청이 관리하고 있다. 다만 대서양과 태평양 입구에 있는 두 개의 항구는 홍콩계 CK 허치슨이 운영하고 있다. 인근의 다른 항구는 미국, 싱가포르, 대만의 민간기업이 운영 중이다. 파나마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운영' 발언 이후 CK 허치슨 자회사에 대한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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