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3 (일)

월급 2.8% 느는데 물가는 3.6% 올라...주식 재산 증가 1위는? [한강로 경제브리핑]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월급 2.8% 느는데 물가는 3.6% 올라...금융위기 후 최대 격차

‘나는 물가에 기는 월급.’

근로자 월급 상승세가 2년 연속 둔화한 반면, 물가는 치솟으면서 근로소득 증가율과 물가 상승률 격차가 금융위기 시절 이후 최대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더구나 물가 급등 품목 대부분이 과일 등 먹거리에 집중되면서 서민들의 ‘먹고사는’ 부담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감귤을 판매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연도별 근로소득 천분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집계된 2023년(귀속연도) 1인당 평균 근로소득(총급여 기준)은 4332만원이었다.

이는 1년 전(4213만원)과 비교하면 2.8%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2.3%) 이후 가장 낮고, 최근 10년간 평균 증가율(3.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근로자 월급이 ‘찔끔’ 늘어나는 동안 물가는 큰 폭 상승을 이어갔다. 2023년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3.6% 상승해 2022년(5.1%)에 이어 2년 연속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물가보다 월급이 적게 오르면서 근로소득과 소비자물가 간의 상승률 차이는 -0.8%포인트를 기록했다. 근로소득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돈 것은 2009년(-2.0%) 이후 2022년(-0.4%포인트)과 2023년이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먹거리 중심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서민·중산층의 가계 살림을 더 팍팍하게 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 상승이 가팔랐던 상위 10개 품목 중 과일·채소 등 먹거리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출하량 감소로 배(71.9%)와 귤(46.2%), 감(36.6%), 사과(30.2%), 배추(25%), 무(24.5%)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물가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지역 7개 외식 메뉴 가격은 10년 전 대비 평균 40.2% 올랐다. 해당 기간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자장면 가격이 4500원에서 7423원으로 65.0%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외에 냉면(50%), 김치 찌개백반(44.4%) 등도 평균 이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메리츠화재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주식 재산 증가 1위는?

최근 1년간 우리나라 30대 주식 부호의 지분가치가 5조원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주식 재산 2위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4조7000억원가량 주식가치가 급등해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바짝 따라붙었다.

30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상장 주식 보유 상위 30명의 주식 재산 합계는 82조26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77조5684억원에 비해 4조6975억원(6.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8%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는 13.78% 하락했다.

주식 재산 증가액 1위는 4조6039억원이 늘어난 조정호 회장이다. 증가율만 76.1%로 지분 평가액 10조654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10조 클럽’ 입성과 함께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5조4799억원)을 제치고 국내 주식 부호 2위로 올라섰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는 2조7658억원이 늘어 조 회장 다음으로 증가액이 많았다. 지분 평가액은 3조5415억원으로 증가율은 356.6%에 달했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평가액이 1조9963억원에서 3조9979억원으로 2조16억원 늘면서 뒤를 이었다.

이재용 회장은 11조8312억원의 평가액으로 1위를 지켰으나 평가액은 2조308억원, 14.6%나 줄었다. 2위 조 회장과의 격차는 1조1768억원이다.

홍라희 전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보유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결과 지분 평가액이 각각 2조1138억원(-27.8%), 1조1966억원(-20.1%), 9680억원(-18.8%) 감소했다. 이에 따라 홍 전 관장은 2위에서 3위로, 이서현 사장은 5위에서 7위로 순위가 낮아졌다. 이부진 사장은 4위를 유지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평가액이 각각 4360억원 증가한 4조4502억원, 9155억원 증가한 4조365억원이었다. 이들의 순위는 각각 6위에서 5위로, 8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기업, 은행 등 빌딩이 밀집한 도심 풍경 위에 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금리·공급망 불안에...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률 11년새 최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2023년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지난 11년 사이 가장 낮았고, 총자본순이익률은 2년째 떨어졌다.

30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코스피 상장사 재무제표(연결 기준)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코스피 상장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4.3%로 집계됐다.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이 4%대로 내려앉은 건 2023년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로 기업이 경영 핵심인 영업활동에서 얼마만큼의 수익성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것은 기업이 원가를 과도하게 지불하거나, 판매비·관리비를 많이 지출해 수익성이 낮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부진했다. 자산총액 1000억원 미만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3년 -5.9%인 반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은 4.3%였다.

상장협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 이슈, 높은 금리로 기업환경이 악화했다”며 “규모가 작을수록 경영 환경에 대응할 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상장사에 적용되는 규제를 조금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