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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는 '2%대' 대출금리는 '4%대'…"대출 언제 받는게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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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2%대인데, 여전히 높은 대출 금리…"점진적 하락 전망"

오는 7월 대출 규제 강화 예정…'막차 수요' 쏠리면 금리 인상 가능성

서울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1.2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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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30대 직장인 A씨가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한 은행에 방문한 결과, 은행원으로부터 4.67% 금리를 제안 받았다. 지난 24일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담대 금리는 고정형 3.43~5.93% 변동형 4.35~6.45% 수준이다. 다만 이 은행원은 "당장 급한 대출이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렸다가 대출 받으라"고 제안했다. 은행권 대출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대출은 한 해를 시작하는 연초에 받는 게 좋다. 은행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침에 따라 1년 간의 대출 총금액을 미리 정해둔 후 목표액이 소진 되면 대출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새해가 되면 대출 목표치가 리셋(초기화) 돼 소비자들은 비교적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금리다. 금융권은 현재 은행의 대출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 금리는 시장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결정된다. 고정형 주담대 산정 기준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은 지난 21일 기준 2.9%대로 3년 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금리는 낮지만 대출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은행이 '가산금리'를 높게 매기고 있다는 의미다.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를 통해서도 높은 금리를 확인할 수 있다.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정책 서민금융 제외) 평균은 1.16%p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0.43%p에서 △8월 0.57%p △9월 0.734%p △10월 1.036%p △11월 1.15% △12월 1.16%p까지 5개월 연속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 은행권이 가계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데도 '가산금리'를 의도적으로 높인 영향이다.

게다가 미국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나서 금리향방을 가늠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2025.1.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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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금리 하락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4.25%로, 한달 전에 비해 0.05%포인트(p)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채 5년물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이 줄어 금리가 하락했다"며 "시장금리 인상이 없다면 앞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작년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 금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5년이 시작됐고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 은행들이 이제는 반영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대출 금리가 서서히 하락할 전망이지만, 대출이 꼭 필요한 소비자라면 오는 7월 '대출 규제 강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적용되면 이전과 같은 소득이라도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통상 대출 규제가 예고된 경우, 규제 전 대출을 받으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은 대출 수요가 급증하면 다시 금리를 올려 수요를 조절할 수 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이 꼭 필요한 소비자라면 스트레스DSR 3단계가 시행되기 전 미리 대출을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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