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돈되는 양자컴(上)
━
"양자컴은 진짜 '돈'이 된다…단, OO만 갖춰진다면"
━
① 글로벌 투자계·세계 최초의 QPU 상용화 기업이 바라보는 '양자컴의 가능성'
조지오스 코파스 HSBC 양자기술그룹 혁신 및 벤처 선임 연구원 (왼쪽), 마티스 리즐라스담 퀀트웨어 CEO (오른쪽) /사진=HSBC, 퀀트웨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양자컴퓨터 시장의 흐름을 방관하는 것보단 가능성을 탐색하는 게 전략적으로 덜 손해(less risky)다."
조지오스 코파스 HSBC 양자기술그룹 혁신·벤처 선임 연구원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양자컴퓨터(이하 양자컴)가 한계에 봉착한 것처럼 보여도 상업화 가능성은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럽 최대 은행인 HSBC를 포함해 글로벌 은행의 양자기술 R&D(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이미 시작됐다"면서 "양자컴이 금융권에 가져올 잠재적 효과는 수백조원대"라고 전망했다.
대학연구소에서 출발해 설립 6개월 만에 세계 최초로 상용 QPU(양자 프로세서·Quantum Processor Unit)를 내놓은 네덜란드 기업 '퀀트웨어(QuantWare)'의 마티스 리즐라스담 CEO 역시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연구 성과의) 난제 해결력보다 실용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용성에 맞춰 양자컴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글로벌 전문가들의 견해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도 결국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주도로 내년 첫 50큐비트급 양자컴을 내놓을 계획이다. 양자컴의 효과 입증과 수요 발굴이 목표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고전컴퓨터와 양자컴의 '중간다리'가 될 양자컴 에뮬레이터를 개발해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양자컴이 개발되기 전까지 돈되는 양자컴 에뮬레이터 시장부터 선점한다는 게 목표다.
━
"우리나라 양자컴 시장, 늦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
②양자컴 상용화 "수십 년 걸린다"는데…'지금' 주목할 이유
마티스 리즐라스담 퀀트웨어 CEO(최고경영자) /사진=퀀트웨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여전히 '꿈의 기술'에 머물러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양자컴퓨터 업계는 "(양자컴)이 가야 할 방향을 찾았다"고 본다. 구글과 IBM이 아니더라도 나름의 생존법은 나왔다. 내년 첫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내놓을 계획인 우리나라도 결국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시각이다.
퀀트웨어가 개발중인 VIO는 납작한 칩을 아파트 쌓듯 수직으로 층층이 쌓는 3차원 형태의 QPU 기술이다. 공간을 적게 쓰면서 큐비트 수는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퀀트웨어는 지난해 첫 버전 'VIO-176'을 내놨다. 리즐라스담 CEO는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범위 내에서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며 "VIO를 양자 산업의 스탠다드로 만드는 게 퀀트웨어의 목표"라고 밝혔다.
◇"양자컴은 '돈 되기 위한' 기술…한국, 늦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개발 중인 50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터 모형 /사진=표준연 |
우리나라의 경우 자체 QPU를 생산해 판매하는 양자 기업은 아직 없다. 전반적인 R&D도 상업적 수요가 아닌 연구 수요에 초점을 맞춘 형태다. 다만 연구 수준이어도 퀀트웨어 등 해외 QPU 기업에 버금가는 제작 기술은 갖췄다는 평가다.
50큐비트 초전도 양자컴이 완성되면 국내 연구기관, 대학·기업을 위한 연구 인프라로 제공된다. 이용호 표준연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장은 "해외 대기업이 1000큐비트급 양자컴을 시도하는 와중 한국은 겨우 50큐비트급 연구용 양자컴을 내놓는다고 해서 우리가 늦거나 부족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자컴 초기 시장이 결국 '적합한 수요'를 찾기 위한 전쟁'이 될 것으로 봤다.
이 단장은 "양자컴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지만 양자컴의 효과를 제대로 입증한 사례는 아직 없다"며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지금은 수많은 실험을 통해 정확한 수요를 발굴하는 게 첫 번째이며, 최고급 성능은 아니더라도 국내 연구기관과 기업이 부담 없이 접근할만한 양자컴이 국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 단장은 "양자컴은 결국 '돈이 되기 위한 기술'"이라며 "당장은 우리가 (해외에) 팔 수 있는 게 없더라도 머지않은 미래엔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수요 맞춤형 양자컴'을 한국 기업이 앞다퉈 세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