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wh 이하 배터리 기내 반입 허용…용량 확인 의문
기내 반입 배터리 좌석 앞 또는 잘 보이는 곳 보관 규정 있어야
30일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내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현장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에 앞서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25.1.3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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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기내 수화물 내 보조배터리가 지목되면서 반입 규정 강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인증 불량 배터리에 대한 보안 검색 강화, 기내 반입 시 보관 장소 지정 등이 거론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298690)과 항공기 탑승 승객들로부터 후미(꼬리) 부분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증언이 나온다. 선반 내에서 불이 시작된 점에 미뤄 기내 수하물 내 특정 물체에서 발화됐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짧은 시간 내에 강한 연기와 불꽃을 발생시킬 수 있는 기내 수화물은 리튬이온 기반 보조배터리가 유력하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편리한 전자기기 충전 도구로 여러 방면에서 쓰이고 있지만 제조 과정에서의 결함, 사용자 부주의, 기압과 온도 변화 등의 다양한 요인으로 발화할 위험이 있다. 또 한 번 발화하면 열폭주 현상으로 쉽게 진화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리튬이온 배터리가 유력한 발화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향후 반입 규정 강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어 "보조배터리도 가격이 만 원대부터 몇만 원대까지 다양한데 이는 품질 차이 때문"이라며 "기내에서 여러 번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발생한 만큼 반입과 관련한 규정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보안 검색 강화, 기내 반입 배터리 보관 장소 지정 등이 대안으로 꼽혔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공항 보안 검색 시 불룩하게 튀어나온 배터리 등 모양이 이상한 배터리는 열폭주 현상의 전조증상일 수 있어 걸러내야 한다"며 "공항에서 160wh 이하의 배터리만 기내 반입을 허용한다고 하는데 용량을 제대로 확인하는지 의문이기에 이전보다 강화된 배터리 보안 검색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근영 교수는 "기내 반입 배터리를 좌석 앞이나 잘 보이는 곳에 두게 하는 규정도 필요하다"며 "선반 안쪽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인지가 늦어져 대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덕한 교수는 "배터리 반입규정 강화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이기에 규제 강화 시 승객들의 불편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내 반입을 허용한다고 해서 선반에 넣어둔다면 위탁수화물과 다를 게 없다"며 "휴대하고 있었다면 발화 조짐이 나타나는 즉시 승무원에게 부탁해 진압이 가능한 상황으로 승객 역시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적기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 건수는 2023년 6건, 2024년 8월까지 5건을 기록했다. 연간 5~6건의 기내 배터리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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