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팀, 국제학술지 공개
‘각인 유전자’ 20개 영역 교정… 동성생식 발달 장애 현상 극복
암컷보다 유전자 교정 까다로워… 수컷 쥐 성체 성장은 세계 최초
“복제 동물 발달 능력 개선 기대”
중국 연구팀이 두 수컷 쥐의 유전자를 결합해 태어난 새끼 쥐를 처음으로 성체까지 키우는 데 성공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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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아버지가 둘이고 어머니가 없는 쥐가 처음으로 성체까지 자랐다. 발달 과정에서 장애가 생기는 문제를 정교한 유전자 교정 기술로 극복했다.
리쯔쿤 중국과학원 줄기세포 및 재생연구소 연구원팀은 생물학적 부모가 모두 수컷인 쥐를 성체까지 자라게 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하고 연구결과를 28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셀 줄기세포(Cell Stem Cell)’에 공개했다.
인간을 포함해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의 유전자는 보통 한 쌍을 이루는 염색체 형태로 나타난다. 각 개체는 염색체 두 세트 중 한 세트만 들어 있는 정자·난자와 같은 생식세포를 만든다. 성별이 다른 두 생식세포가 만나 결합하면 다시 염색체가 두 세트로 완성되며 다음 세대의 개체가 만들어진다.
파충류나 조류, 어류 등 일부 척추동물에서는 ‘동성생식’이 관찰되기도 한다. 하지만 포유동물에서는 인위적으로 수컷 또는 암컷 세포의 유전자로만 이뤄진 배아를 만들 경우 심각한 발달 결함이 발생해 성체까지 자라기 어렵다. 쌍을 이루는 유전자가 같은 성별에서 유래한 경우 ‘각인(imprinting) 유전자’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각인 유전자는 아버지 또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았는지에 따라 한쪽만 발현된다. 만약 같은 각인 유전자가 한 세포에서 동시에 발현되면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연구팀은 DNA 서열에 염기를 삽입하거나 삭제하는 프레임시프트 돌연변이(frameshift mutation) 등 다양한 유전자 교정 기술을 동원했다. 수컷-수컷 유전자로 만든 세포에서 20개의 각인 유전자 영역을 교정한 결과 수컷 유전자만으로 이뤄진 새끼 쥐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성체까지 건강하게 자랐다.
연구팀은 “각인 유전자가 포유류 동성생식의 주요 장벽이라는 강력한 증거”라며 “배아줄기세포나 복제 동물의 발달 능력을 이전보다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복잡하고 맞춤화된 유전자 변형을 통해 재생의학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가 인간에게 적용될지는 불분명하다. 줄기세포 연구 윤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제줄기세포학회(ISSCR)는 현재 생식 목적의 유전체 교정이나 인간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생식세포 사용을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동성 간의 생물학적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되면 윤리적·사회적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각인 유전자를 수정해 발달 잠재력을 개선한 배아를 만드는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또 쥐보다 큰 원숭이를 포함한 더 큰 동물로 연구를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원숭이의 각인 유전자는 쥐보다 복잡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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