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내내 구치소 지켰다는 탄핵 찬반 집회자들
성경 들고 나타난 목사…대통령 지지자들 “할렐루야”
경찰 ‘차벽’ 사이 두고 탄핵 촉구하는 맞불 집회도
일부 지지자, 현장 중계하는 기자 향해 욕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 주차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의왕=최상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30일 오후 서울구치소 입구에 있는 주차장엔 ‘신자유연대’ 표식이 붙은 화물차와 간이 무대가 설치돼 있었다. 이 화물차에는 ‘국민과 함께! 대통령답게! 자신 있게’라는 문구와 함께 윤 대통령이 주먹을 치켜드는 사진도 부착돼 있었다. 무대에 선 한 목사는 윤 대통령도 함께 보는 책이라며 성경을 들고 노래 부르며 집회 참여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주변엔 삼각대에 거치된 스마트폰이 25대 정도 있었는데, 모두 무대를 촬영하고 있었다.
무대 앞에는 260개가량의 회색 플라스틱 의자가 집회 참여자들을 위해 빼곡히 놓여 있었다. 빈자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어서서 태극기와 성조기, ‘부정선거 OUT’ ‘가짜국회’ ‘대통령 석방’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드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이따금 “할렐루야”를 외쳤다.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보였고 20·30대는 눈에 띌 정도로 적었다. 이들은 두꺼운 외투와 장갑 마스크 등으로 추운 날씨에 단단히 대비한 차림이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 주차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의왕=최상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차장 한쪽에선 간단한 음식을 제공하는 천막도 있었다. 한 교회 이름이 쓰여 있는 천막에는 철제 보온 정수기와 컵라면이 놓여 있었는데, 약 60명이 줄 서서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천막 옆으론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이 배치돼 있었다.
지지자들의 집회 장소는 윤 대통령 거취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체포 이전엔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후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렸던 서울서부지법, 구속영장 발부 이후엔 서울구치소로 옮겨가는 식이다.
지난 25일 서울 도심 경복궁과 광화문 일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거나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사진은 경복궁 4번출구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위)와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아래).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집회에 나온 최모(60)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집회 현장을 찾아다니고 있고, 지난 월요일(27일)부턴 서울구치소를 지키고 있다”며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맞서기 위해 집회에 참여한 이들이 밤엔 각자 타고 온 자가용에서 자고 있다”고 말했다.
구치소 앞에선 기자를 향한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집회 현장 중계를 준비하는 한 방송기자에게 일부 지지자가 “기레기! 꺼져라!”라는 구호를 연호했다. 또 확성기로 욕하며 사이렌 소리로 영상 촬영을 방해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흥분하자 현장에 있던 경찰이 기자를 대피시키는가 하면, 한 기자가 방해를 피해 그들이 보이지 않는 차벽 뒤에서 방송 리포트를 진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 주차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의왕=최상수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설 명절이 끝나면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사건도 재판부에 배당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건 재판이 본격화하면 윤 대통령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변론기일이 지정된 탄핵심판에 형사재판까지 최대 주 3회 법정에 출석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윤준호·유경민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