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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 (금)

“李 1극 체제 넘자” 바빠지는 野 잠룡들… 친명계는 “당내 갈등 조장 우려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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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야당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 등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비명계 주요 인사들은 저마다 ‘외연 확장’이나 ‘당내 민주주의’ 등을 강조하며 ‘이재명 1극 체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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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친문재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지사는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내란 세력을 압도하지 못하는 제반 여론조사 지표는 우리에게 큰 숙제를 주고 있다”며 “국민의 마음을 읽고 우리 스스로부터 책임과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 함께할 최소한의 조건만 갖춰지면 언제든지 힘을 모아주실 분들”이라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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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재명 대표는 최근 정치보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집권 세력의 핵심적인 책임과 의무는 통합과 포용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하며 “그런 원칙이 우리 당 안에서 먼저 구현된다면 그것이 크게 하나 되어 이기는 길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판과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문화가 우리가 저들과 다름을 증명하는 길”이라며 “일극 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아픈 이름을 버릴 수 있도록 당내 정치문화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큰 민주당, 더 넓은 민주당으로 가는 것 말고는 길이 없다. 크게 하나 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28일 SBS 유튜브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 대한 2심 선고에서 만약 당선 무효형이 나온다면 상당히 지장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자리를 두고 이 대표와 경쟁했던 김두관 전 의원도 SNS를 통해 “정권교체로 가는 길은 ‘이재명의 길’뿐 아니라 다양한 길이 있다”고 말했다.

박용진 전 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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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 당시 비명계 대표주자로 꼽히며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박용진 전 의원은 ‘이재명 1극 체제’를 극복대상으로 보면서도 1극 체제만을 겨냥하는 일각의 행태에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것만을 문제 삼으며 산적한 다른 문제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박 전 의원은 30일 SNS에 ‘질문과 반성’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윤석열이 탄핵되면 다음은 무조건 민주당이 되는 걸까. 이재명 1극 체제만 극복되면 대선 승리는 떼 놓은 당상일까”라고 물었다. 박 전 의원은 “지나친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주의, 몸에 밴 선민의식, 실력은 보여주지 못하면서 느껴지는 잘난 척. 이런 모습이 달라지지 않아도 윤석열이 탄핵되면 다음 정권은 무조건 민주당 차지가 될까”라며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는 민주당의 도덕적 내로남불을 그대로 두면서 이재명 1극 체제만 극복되면 청년세대는 우리를 지지해줄까”라고 질문했다.

그는 “혁신을 이야기하면서 ‘타다 금지법’을 만들고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이야기하면서 지원정책은 소극적인 민주당, 청년을 이야기하면서 연금개혁·노동개혁·교육개혁 등 미래전략에 손을 놓은 민주당에 쌓이는 국민의 실망감에 나를 비롯한 민주당 정치인들의 책임은 없을까”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에 낡은 것이 너무 많고 달라져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우리는 너무 쉽게 승리를 낙관하고 이재명 한 명 탓하는 것으로 쌓여 있는 문제에 눈 감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자꾸 질문하고 자꾸 반성해야 한다. 그래야 답을 찾고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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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와 친명계는 조기대선 국면을 앞두고 이처럼 여러 목소리가 분출하기 시작하는 것과 관련해 분열 심화를 우려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다양한 견해들이 민주당이라는 생태계를 풍성하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지 그것을 파괴하고 분열시키는 방향으로 가서는 곤란하다”며 “다양성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정도까지 가서는 안 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경수 전 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지사 같은 당의 주요 정치자원들이 적어도 그런 태도를 갖고 계신 분들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친명계 김준혁 의원은 이날 SNS 글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연일 친문계열 인사들이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며 “지금 민주당이 집중해야 할 것은 분열이 아니라 윤석열 탄핵의 완성을 이루는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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