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
TK·PK, 탄핵 반대·대선 준비 ‘갈팡질팡’
서울·수도권선 ‘먹고사는 문제’ 더 관심
호남 일각 ‘李 체제’ 미묘한 우려 제기도
부산에 지역구를 둔 한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설 연휴 기간 청취한 지역 민심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기소 되면서 조기대선 가능성이 열린 가운데 TK(대구·경북)·PK(부산·울산·경남)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한 ‘보수 텃밭’ 설 민심은 ‘탄핵 반대’와 ‘대선 준비’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기차를 이용해 서울역에 도착한 귀경객들이 집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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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강경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는 흐름이 설 연휴에도 이어지며 여당 텃밭에선 ‘탄핵 반대’를 외치는 민심이 강세를 보였다. TK 지역의 재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이 구속됐는데 당 지도부가 너무 소극적이라고 꾸짖으시면서 뉴스만 보면 눈물이 나신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PK 지역 의원은 “‘대통령이 체포될 때 왜 관저에 안 갔냐’면서 북받쳐 우시는 분들, ‘기죽지 말라’며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설 연휴 기간 정통보수 민심의 다른 한편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세론에 위기감을 느끼고 발 빠르게 차기 대권 후보자를 물색하는 기류가 흘렀다. 영남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지역민들이 더 이상 탄핵은 벗어날 수 없다고 보고, 대통령이 안타깝긴 하지만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씀을 주셨다”며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아니지 않으냐’, ‘중도확장성을 가진 인물이 누구냐’ 묻는 여론이 많았다”고 전했다.
야권은 설 민심으로 ‘탄핵’과 ‘경제’를 꼽았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는 데에 대한 불안감과 더불어 조기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주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심장부인 호남에선 최근 여론조사 등 상황을 엄중하게 평가하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먹고사는 민생경제와 탄핵, 대선으로 대화가 모인다”고 설 민심 키워드를 제시했다. 박 의원은 “탄핵은 탄핵대로 민생은 민생대로, 왜 민주당은 야권 전체 포함 192 의석을 가지고도 맥이 빠졌냐며 비난 일색”이라고도 했다.
김나현·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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