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세상을 떠난 기상캐스터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가 고인의 사망 직후 SNS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7일 매일신문에 따르면 고인은 동료 기상캐스터 2명으로부터 업무와 관련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휴대전화 메모장에 작성한 뒤 세상을 떠났다.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로 입사한 고인은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 대상이 됐으며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MBC는 그가 사망한 후 별도의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 내 괴롭힘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런 가운데 오요안나의 지인은 30일 자신의 SNS에 가해자로 추정되는 A씨의 SNS 게시글을 공개하며 "야 가해자 1, 쇼를 해라. 쇼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어떻게든 나아져 보려고 노력하고 웃고 '할 수 있어' 다짐하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세상은 또 다른 폭탄을 보낸다. 이제 그만 힘내고 싶다"며 "나 착한 것 같고 착하게 사는 것 같은데 전생에 내가 뭘 크게 잘못한 건가. 힘들다고 말할 힘도 없는 요즘"이라고 했다.
해당 글을 정리해 올린 고인의 지인은 "네가 죽인 후배의 죽음은 마음이 안 아파?", "이 정도면 사이코패스 아님"이라며 A씨에게 맹비난을 쏟아냈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15일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담긴 고인의 유서가 공개되자 MBC는 지난 2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유족은 "MBC에 사실관계 요청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조사하고 진정 어린 사과 방송을 하길 바란다"고 유감을 밝혔다.
아울러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인의 동료 직원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고인의 생전 고통이 담긴 일기와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확인되는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나중에 찾으면서 사안을 뒤늦게 공론화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