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구속기소
헌재, 내달부터 '종일 심리' 속도전
이르면 3월 중순 탄핵 여부 판가름
서울중앙지법도 31일 재판부 배당
尹측은 '속도 늦추기'로 대응 전망
임명보류 마은혁 위헌판결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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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6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구속 상태로 탄핵 심판과 형사재판에 동시 대응해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 헌법재판소와 법원 모두 윤 대통령 사건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빠르게 처리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윤 대통령 측이 낼 수 있는 전략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탄핵 심판 증인 신청을 대거 해 심리를 더 받거나 헌재에 내란죄 형사재판을 이유로 심판을 잠시 중지해 달라는 정도로 시간을 벌 수 있다.
다만 이 또한 모두 헌재 재량이라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윤 대통령 측과 여권은 일부 헌재 재판관이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며 여론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헌재와 법원의 일정대로라면 3월 중순 전후로 윤 대통령 탄핵 여부가 결론이 나고 형사재판도 본격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내란 혐의로 기소된 10명 중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 5명의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맡고 있다. 같은 혐의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등 군인 5명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법원은 현직 대통령 사건인 만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 재판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도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일주일 만에 구속됐고 같은 달 27일 기소돼 20일 만에 첫 공판 준비기일이 열렸다. 이 속도라면 윤 대통령도 다음 달 중순 전후로 첫 공판 준비기일이 열리고 3월이면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최장 6개월 동안 구속 상태로 1심 재판을 받는다.
헌재도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다음 주부터 매주 2회씩 심리를 한다. 특히 다음 달 6일부터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종일 압축적으로 심리해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후 11일 변론기일을 거쳐 13일이 헌재가 정한 마지막 변론기일이다. 특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보류한 데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청구한 권한쟁의 심판 결과가 다음 달 3일 나온다. 이 결과에 따라 헌재 9인 체제도 복원되는 변수가 있다.
윤 대통령 측이 증인 신청을 늘려 재판기일이 연장될 수 있다. 현재 윤 대통령 측은 30명 이상 증인을 신청했다. 헌재가 이를 일부 받아들이면 다음 달 13일 8차 기일 이후 몇 차례 기일이 더 있을 수 있다. 최종 변론을 마치고 2주간 평의를 거치면 이르면 3월 중순 전후로 윤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판가름 난다.
또 다른 대응 전략으로는 헌재에 탄핵 심판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헌재법 52조에 따르면 탄핵 심판과 형사재판이 동일한 사유로 진행되면 심판 정지 요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헌재가 이미 빠른 심리를 결정한 만큼 이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윤 대통령 측과 여권은 헌재의 일부 재판관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주장을 하며 헌재의 속도전에 제동을 거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대면 조사를 한 번도 하지 못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처로부터 사건을 송부받아 기소한 검찰은 윤 대통령이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내란을 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나머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윤 대통령의 체포조 운용 지시 등 의혹은 압수수색물 분석 단계에 있다. 국헌문란 목적 중 하나인 체포조 운용 의혹이 확인돼야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에 대한 수사는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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