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0 (목)

이슈 제 22대 총선

"총선 때 당 떠난 분께 사과"…'친문' 김경수가 이재명에게 던진 과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일곱번째나라LAB 창립 기념 심포지엄-탄핵너머 다시 만날 민주주의 심포지엄'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1.23.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이 대표 중심 일극체제를 탈피하고 비명(비이재명)계까지 아우르는 다양성을 확보해야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국면에도 지지부진한 민주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견제구이자 과제를 던진 셈이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이 목소리를 어떻게 받아 안을지 관심이 모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전날 SNS(소셜미디어)에 "내란세력을 압도하지 못하는 제반 여론조사 지표는 우리에게 큰 숙제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향해서는 "지난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이른바 '비명 횡사' 논란이 불거진 공천 등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폄훼했던 언행에 대해서는 발언 당사자의 반성과 사과는 물론 당 차원의 재발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극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아픈 이름을 버릴 수 있도록 당 내 정치문화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은 것도 당내 통합 요구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민주당과 이 대표가 통합하는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해주면 좋겠다"며 "지금처럼 극단적인 정치환경에서는 통합과 포용 행보가 민주당이 앞길을 열어가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두 사람이 김 전 지사의 SNS 메시지에 대해 언급했는지에 대해서는 "적시된 말은 없었다"며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통합과 포용의 원칙이라는 것은 구체적인 현상과 상황에 대한 언급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양산=뉴시스]= 설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01.30.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지사의 메시지 공개 시점이 이 대표의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이 예정된 하루 전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이 대표에게 당 내 통합을 요구하는 메시지이면서도 그것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비명계 혹은 친문계가 결집할 수 있다는 '경고성' 신호라는 해석이다. 한 친문계 인사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지난 공천 때 비명횡사했던 이들을 향해 모이자는 신호로도 읽혔다"며 "단순히 이 대표를 비판하기 위한 메시지만은 아닌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전 지사 외에도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았던 임종석 전 실장 등 비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연이어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4일 "이재명 대표 혼자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다"며 "친명의 색깔만으로는 과반수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같은날 "민주당은 지금 신뢰의 위기"라며 "민심이 떠나가고 있는 데 대해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조기대선이 가시화될수록 민주당 내에서 통합을 외치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또 다른 친문계 인사 역시 더300과의 통화에서 "김 전 지사는 남 탓만으로는 더 이상 당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없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를 한 것일 뿐"이라면서도 "조기대선을 앞두고 있기에 당연히 할 수 있는 얘기이고 다양한 목소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것 역시 당연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편 친명계와 지도부는 김 전 지사의 메시지가 오히려 당 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SNS에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연일 친문계 인사들이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며 "지금 민주당이 집중해야 할 것은 분열이 아니라 '윤석열 탄핵의 완성'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설 연휴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김경수 전 지사의 전날 SNS 메시지에 대해 "(김 전 지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을 지적하는 것인지에 (제가) 감을 못 잡은 부분이 있다"면서도 "당의 단결과 통합을 지키는 게 중요한 과제이자 가치"라고 말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