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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2 (토)

"한국이 미국 이용""반도체 보조금 약속 못해" 美상무 지명자 폭탄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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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지명자가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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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지명자는 29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미국의 선의를 이용해 왔다며 강력한 관세 정책을 통해 외국 기업의 미 현지 생산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러트닉 지명자는 이날 미 연방의회 상원 상무ㆍ과학ㆍ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우리 동맹국들은 우리의 선한 본성을 이용해 왔다”며 “일본의 철강, 한국의 가전 같은 경우 그들은 우리를 그저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러트닉 지명자는 “일본ㆍ한국 같은 동맹과 미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합작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이냐”는 태미 덕워스 민주당 상원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한 뒤 “이제는 그들이 우리와 협력해 그 생산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때”라고 강조했다.

러트닉 지명자는 또 동맹이 관세 정책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동맹에도 관세를 부과하면 관계 악화가 우려되지 않느냐”는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 물음에 “중국에 대한 관세가 가장 높아야 한다. 우리 적들에 대한 관세가 가장 높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미국인들이 유럽에 미국산 차를 (많이) 팔 수 없는 것은 잘못됐으며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미국의 동맹이지만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 이제는 끝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러트닉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한 약속을 재확인하며 다만 이들 두 국가가 불법 입국과 펜타닐 유입 문제 해결에 협력하면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러트닉 지명자는 또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 대신 전 품목에 대한 일괄적 관세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선별 관세와 일괄적 관세 중 어떤 것을 선호하느냐”는 에이미 클로버샤 민주당 상원의원 질의에 “일괄 관세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이 높은 관세와 비관세 장벽, 보조금으로 우리를 불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트닉 지명자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제정된 반도체과학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기업 보조금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기로 미국 정부와 확정한 계약을 이행하겠느냐”는 질문에 “(이행을 확답해서) 말할 수 없다. 내가 읽지 않은 것(계약)을 이행하겠다고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행을 약속하기 위해서는 계약들을 읽고 분석해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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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시 반도체 보조금 규정을 뒤집을 가능성을 우려해 각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계약을 임기 막판 서둘러 체결해 발표했다. 투자 규모를 근거로 삼성전자에 47억4500만 달러(약 6조8500억 원), SK하이닉스에 4억5800만 달러(약 6600억 원) 등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인데, 이날 러트닉 지명자가 자신의 검토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보조금 지급 차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다만 매슈 배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대행이 지난 27일 하달한 ‘연방정부 차원 보조금ㆍ대출금 집행 잠정중단 메모’를 백악관이 이틀 만인 29일 철회한 만큼 반도체 보조금도 지급을 막기는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전임 정부 결정이긴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규모에 비례해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을 새 행정부가 뒤집는다면 줄소송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럴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본다”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보건복지 청문회선 ‘백신 반대 이력’ 도마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장관 지명자가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보건ㆍ교육ㆍ노동ㆍ연금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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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상원 보건ㆍ교육ㆍ노동ㆍ연금위원회에서 치러진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백신 접종 반대’ 이력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인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솔직히 말해 당신은 사람들을 두려워하게 만든다”(쉘든 화이트하우스), “케네디씨는 음모론과 허위 주장을 받아들였다”(론 와이든)고 비판했다. 케네디 주니어 지명자는 “언론은 내가 ‘백신 반대론자’라고 보도했는데 그렇지 않다”며 “나는 백신을 지지하고 (앞으로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과학적 검증을 원한다고 했다.

케네디 지명자는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펴 왔고 코로나19팬데믹 당시에도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며 백신 거부 캠페인 활동을 해 온 이력 등으로 보건복지부 수장 적격성 논란에 휩싸였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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