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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비스·콘텐츠 확산하지만… 전 세계 소비자 55% “불편함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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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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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공지능(AI) 이미지가 판을 치는데 AI가 그린 사람을 보면 기분이 나빠요. 뭔가 기괴하고 음침한 느낌이 듭니다.”

콘텐츠 제작부터 고객 상담까지 AI 기반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AI의 한계에서 오는 어색함과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AI가 인간의 감정과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 현상이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불쾌한 골짜기 이론은 일본의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1970년에 처음으로 제안한 개념으로, 인간을 흉내 내는 기술이 완벽하지 않을 때 사람들이 느끼는 심리적 거부감이다.

29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이 최근 전 세계 소비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 이상이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감지할 수 있으며, 이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생성 콘텐츠를 감지한 소비자의 55%가 불편함을 느끼며, AI 의존도가 높은 플랫폼에서 광고를 게재하는 브랜드에 대해 48%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생성형 AI로 기술적 완성도는 높아졌지만, 소비자들은 AI가 제공하는 콘텐츠에서 비인간적 요소를 인식하며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단순히 기술적 한계를 넘어 문화적 감수성과 정체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흑인 응답자의 60%는 AI 생성 콘텐츠가 자신들의 문화를 왜곡한다고 느꼈고, 아메리카 원주민 응답자의 56%는 AI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고 응답했다. 패트리샤 라툴랑기 닐슨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이번 조사는 소비자들이 AI에 대해 느끼는 기대감과 미디어·광고에서 활용 시 느끼는 불안감 사이의 격차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하는 기업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세일즈포스가 지난 15일 발표한 ‘AI 시대 고객경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8개국 1만6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1%가 1년 전보다 AI 활용 기업에 대한 신뢰가 하락했다고 답했다.

세일즈포스는 “응답자의 71%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사람이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기업들이 투명한 AI 활용 방식을 채택해야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AI 시스템은 반복적이고 단순한 민원 처리에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복잡한 문제나 세심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AI 휴먼 역시 기계적 대응에 머물러 소비자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AI 생성 콘텐츠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 완성도 문제라기보다는 인간적 요소와 감정, 진실성의 결여에서 비롯된다”며 “이는 ‘불쾌한 골짜기’ 현상과도 연결되는데 AI가 사람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느낌이 소비자들에게 불편함과 심리적 저항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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