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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에서 여럿 수확은 있었다고 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만큼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시즌이었다. 2022년 KBO리그 역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 그리고 2023년에도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분명한 하락세다. 1승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시즌이기도 하다. 144경기 중 한 경기라고 치부해버린 그 경기만 잡았다면, 2024년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도 있었다.
27일 선임된 박정권 퓨처스팀(2군) 감독은 그 1승을 꼭 1군이 아닌, 2군에서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시즌을 주전 선수로만 치르는 건 불가능하다. 팀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1군에는 40~45명 정도의 선수들이 들락날락한다. 1군 선수들이 다치거나 부진으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 2군에 있는 선수들이 얼마나 적재적소에 그 공백을 가려주느냐가 장기 레이스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그 힘을 한 시즌 내내 모아 놓고 보면 몇 승의 값어치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박 감독이 퓨처스리그 운영에 의지를 다지는 하나의 이유다.
지난해 12월 31일 선임된 박정태 퓨처스팀 감독이 음주운전 등 여러 이슈로 논란이 된 끝네 자진사퇴한 SSG는 박정권 감독을 선임하고 수습에 나섰다. 박 신임 감독은 2000년 쌍방울의 지명을 받았고, 2004년 SK 유니폼을 입고 1군에 데뷔했다. 이후 2019년 현역 마지막 시즌까지 SK 유니폼만 입고 뛴 인천 야구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홈런 이상 시즌만 세 차례 기록하는 등 좌타 거포로 활약했고, 특히 가을야구에서 해결사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역대 최고의 ‘가을 타짜’ 중 하나로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1년 정도의 공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워낙 오랜 기간 팀에서 활약했고, 은퇴 직후에는 곧바로 퓨처스팀 코칭스태프에 합류해 강화SSG퓨처스필드가 익숙한 지도자다. 1년 동안 해설을 했지만 SSG의 중계를 상당 부분 담당하는 등 현장과 꾸준히 소통해 왔다. 더그아웃에서도 항상 박 감독을 반기는 후배들의 행렬이 이어졌을 정도였다. 현재 퓨처스팀 코칭스태프 또한 박 감독의 현역 시절 인연들로 이어져 있다. 육성 경험이 아주 많다고 볼 수는 없지만, SSG를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경험은 또 특별한 점이 있다. 추신수 육성총괄과 더불어 새로운 바람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오늘(27일) 집에서 강화로 출발할 때 1년 만에 오는 길이 너무 익숙하게 느껴졌다.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고 웃은 박 감독은 “조금 긴장도 됐었고 부담감도 있지만, 오전 미팅과 선수단 훈련을 소화하고 나니 긴장과 부담감이 해소됐다”고 다시 찾은 강화의 인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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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자신에게는 지지 말라’고 강조했다”고 첫 인사를 공개했다. 박 감독은 “상대방이나 경기에서 질 수 있지만, 본인을 포기하게 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면 다시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 부분을 계속 강조하고 싶고, 작은 부분부터 야구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두 번째는 야구를 대하는 태도이다. 첫인상은 10초 안에 결정되지만, 그 첫인상을 뒤집으려면 40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상황에 따라 야구를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가기 전 올바른 태도를 확립하길 바랐다.
이어 박 감독은 “1년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1년 동안 야구해설을 통해 야구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 해설을 준비하면서 감독과 코치 성향, 투수 분석과 교체 시점, 경기 운영 측면까지 보게 됐다. 타격 코치 때는 타자에게 밀착하는 직업이니 시야가 넓지 못했다. 1년이란 시간 동안 과거와는 전혀 다른 야구가 보이더라. 해설이라는 과정이 나에게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다.
퓨처스팀인 만큼 기본기와 수비 측면을 강조할 계획이다. 현역 시절 홈런 타자이기는 했지만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수비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안다. 실제 박 감독 또한 뛰어난 1루 수비수이기도 했다. 박 감독은 “개인적으로 투수, 타격, 트레이닝 파트가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수비 파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기 있는 선수는 결국 1군에 올라가야 한다. 1군에서 경험을 해야 하는 선수들인데 수비가 불안정하면 기회가 한정적이게 된다. 타격은 컨디션에 따라 좋을 때와 나쁠 때가 있지만, 수비는 훈련을 통해 성장하고 또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는 부분이다”고 경험을 통한 지도 방향을 설명했다.
박 감독은 “퓨처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1군에 오래 있었으면 좋겠다. 수비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수비는 본인이 많이 해보면서 느끼는 수밖에 없다. 수비는 모든 타구가 다르고 상황마다 다른 스텝과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몸이 먼저 반응하고 기억해야 한다. 수비 훈련량이 많아지면 선수들의 부담도 커지지만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이 부분을 잘 이끌 것”이라면서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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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1승을 퓨처스팀에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감독은 “1년 만에 복귀하게 되어 감사드리고, 또 이렇게 환영해 주신 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작년에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1승 차이였다. 1승, 2승은 퓨처스에서 만들 수 있고 후반에 가면 그 1승, 2승이 매우 중요하다. 올해 초반부터 1군이 치고 나갈 수 있도록 캠프부터 차질 없이 준비해 1군에 보탬이 되겠다. 포스트시즌 진출과 유망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SSG 퓨처스팀은 박 감독의 부임으로 혼란을 딛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미 퓨처스팀 코칭스태프 선임은 다 끝난 상황이고, 마지막 퍼즐이었던 퓨처스팀 감독이 합류함에 따라 정상적인 훈련 체계로 돌입한다. 1군 플로리다 캠프에 가지 않은 선수들은 현재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오는 2월 10일경 일본 가고시마에서 퓨처스팀 캠프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캠프에서 성과가 좋은 선수들은 1군의 2차 캠프가 열리는 오키나와로 이동할 수도 있다. 퓨처스팀은 가고시마에서 훈련을 마친 뒤 귀국해 훈련 및 연습경기 일정을 소화하며 퓨처스리그 개막을 준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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