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을 통한 경제적 실천으로 일상 속에서 얻는 작은 보상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재활용 센터에서는 섞인 병들을 가지고 가면 기계가 자동으로 분류한다. 2025. 01. 21/ⓒ 뉴스1 김남희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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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우리 가족은 매달 한 번씩 꼭 찾는 곳이 있다. 한 달 동안 차곡차곡 모아둔 음료수 캔과 유리 용기, 플라스틱 용기들을 트렁크에 가득 싣고, 재활용 센터를 방문한다. 처음에는 그저 분리수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평소에는 집 앞에 분리수거 쓰레기를 내놓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어느 날,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난 후 영수증의 '디파짓(Deposit)'이라는 항목이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 알 수 없는 돈을 지불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서 찾아보니, 이것은 바로 재활용 가능한 용기에 대한 보증금이었다.
구매할 때마다 보증금을 미리 지불하는 이 시스템은 간단하지만 매우 효과적이다. 디파짓 금액이 거액인 것은 아니지만, 왠지 꽁돈이 나간다는 느낌이 들어 그냥 쓰레기로 버리기에는 아깝게 느껴진다. 그리하여 우리 가족도 자연스레 병과 용기를 모아 돈으로 바꾸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자동으로 분류된 재활용품의 갯수가 적힌 영수증을 넣으면, 계산된 금액이 자동으로 지급되는 기계의 모습이다. 2025.01.21/ⓒ 뉴스1 김남희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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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센터에서 만난 이웃들의 모습도 흥미롭다. 각 가정에는 병과 플라스틱을 따로 모아 두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주말이면 재활용품을 트렁크에 가득 싣고 센터로 향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아이들도 재활용을 통해 용돈을 벌 수 있어, 가끔은 오히려 더 열심히 병을 모은다.
대도시의 재활용 센터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병과 캔을 기계에 넣으면 자동으로 분류되고, 숫자가 전광판에 표시되며, 돈까지 자동으로 지급된다. 이 시스템은 빠르고 효율적이라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재활용에 참여하게 만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집에서 미리 병과 캔을 분류하고, 갯수대로 묶어가는데, 이는 전혀 귀찮은 일이 아니며 오히려 일상적인 습관으로 받아들여진다. 재활용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이미 많은 이들의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캐나다는 파티가 잦고, 집에서 요리하는 문화가 발달해 음료수 병과 캔이 자연스럽게 많이 생긴다. 이러한 이유로 재활용은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그에 따라 보상이 주어진다. 한 병당 50센트(50원)에서 1달러(100원)까지 보상이 주어지는데, 보통 몇 백 개씩 모아가면 꽤 큰 금액이 된다. 이처럼 작은 실천들이 모여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경제적 보상까지 주게 된다.
게다가, 가정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음식점에서도 빈 병들을 따로 모아 재활용 센터에 직접 가져간다. 손님들이 마신 음료수 병을 잘 분리해서 재활용에 참여하는 것이다. 수거해가는 업체가 없어 음식점들이 직접 센터에 가서 반납하고 돈으로 바꾸지만, 그 양이 많아 재정적으로 보탬이 된다.
이 문화는 재활용을 단순히 환경 보호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실천과 연결되게 만든다. 한 병, 한 캔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며, 그 안에 담긴 건 단순한 돈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첫걸음임을 깨닫게 된다.
아들의 통장을 보면 재활용 센터에서 받아온 돈이 쌓여 꽤 두둑해졌다. 처음에는 귀찮아했지만, 모아지는 돈을 보며 점차 변했다. 이제는 매번 열심히 재활용을 챙기며 그 일을 즐기기 시작했고 그 일을 독차지한 건 바로 아들이다. 기분 좋은 일이다.
아들이 환경을 생각하며 재활용에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집안일의 한 부분을 책임감 있게 맡게 됐다. 이 작은 실천은 경제적 보상뿐만 아니라, 책임감을 배우는 기회가 되어 아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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