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이익경비율↑
경기 둔화에 올해 전망도 암울
주요 시중은행들이 매년 점포와 인력을 줄이며 경영 효율성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판매비와 이익경비율(CIR)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을 해도 은행 유지비용이 절감되지 않은 것이다.
1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CIR은 평균 45.16%로 전년 동기(44.27%)보다 0.88%포인트(p) 높아졌다.
CIR은 영업이익에서 인건비와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수치가 낮으면 영업 효율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은행권이 점포 폐쇄와 인력 감축 등 허리띠를 졸라맸는데도 경영 효율성이 악화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판관비는 오히려 늘고 있다. 판관비 중 급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매년 급여가 늘고 있어 점포 감축이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임차료도 늘어 판관비가 증가했다.
올해도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의 CIR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환율, 내수부진과 함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등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9개월 만에 뒷걸음쳤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41조 원으로 한 달 전보다 4000억 원 줄었다.
은행들은 기업 대출을 늘렸지만, 연체율이 악화하면서 부실 발생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8%로 전월 말(0.45%) 대비 0.03%p 올랐다.
판관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들은 희망퇴직을 확대해 인력 구조를 효율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과도한 ‘돈 잔치’라는 지적에 제동이 걸린 분위기다. 지난 5년간 은행에선 1인당 평균 6억~7억 원가량의 퇴직금을 받고 희망퇴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물가와 임금이 오르고 있어 CIR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익을 늘리기 어려워지면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판관비를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정상원 기자 (j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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