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뽑은 금감원...특별이익제공 위반 GA 등록취소, 설계사는 영업정지

금감원, 보험대리점 제재안/그래픽=이지혜

금융감독원의 올해 첫 제재 대상은 GA(보험대리점)와 보험설계사였다. 보험 모집 과정에서 계약자에게 금품(특별이익)을 제공한 GA와 소속 설계사가 금감원에 다수 적발됐다. 특히 계약 규모 대비 너무 큰 액수의 특별이익을 제공한 GA는 등록취소 처분까지 당했다. 금감원은 기획검사 등으로 특별이익제공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위반 사항에는 법상 허용하는 최대 수준의 제재를 부과할 방침이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특별이익제공 위반으로 GA 7곳과 소속 임원·설계사를 적발해 기관·신분 제재를 부과했다고 공시했다. 금감원이 올해 금융기관 제재를 공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이익제공은 보험계약 체결·모집 과정에서 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일정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다. 보험업법에서는 일정 금액(연간 보험료×10% 또는 3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제공', '보험료 대납', '근거 없는 보험료 할인'을 특별이익제공으로 보고 이를 엄격히 금지한다. 특별이익제공이 모집 시장에서 불건전한 과당 경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번 제재 대상 중 '우리' GA는 2022년 6월 5건 보험계약 모집 과정에서 2000만원의 특별이익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등록취소 처분을 당했다. 대표이사 등이 직접 특별이익제공에 가담해 관련 임원 2명에게는 해임권고가 내려졌다. 소속 설계사 2명은 한 달간 영업이 정지됐다.

등록취소 처분까지 받은 이유는 회사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특별이익을 제공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간 수수료 수입에 비해 특별이익제공 규모인 '위법부당비율'이 7%를 넘어가면 등록을 취소하게 돼 있다"며 "작은 규모의 GA가 크게 한 건 하려다가 불법을 저질러서 등록취소된 경우가 가끔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나이스기업정보에 따르면 우리 GA의 2023년 매출은 7447만원에 불과하다.

동서인슈 GA는 2022년 1월 보험계약 모집 과정에서 34만원의 특별이익을 제공해 '기관주의' 제재를 받았다. 특별이익제공에 가담한 동서인슈의 전 대표이사도 '퇴직자 위법사실 통지' 제재를 받았다. 이 외에도 △코리아인슈 △웰스라이프 △비앤비월드 △에이스재무설계센터 △삼성금융경기 등 다수 GA에 소속된 설계사들이 수십만원 규모의 특별이익제공으로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해 GA와 관련한 특별이익제공 검사·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획검사 형태로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규정 위반에는 법상 허용하는 최대 수준의 제재를 부과할 방침이다. 금품 제공을 요구해 이를 수수한 계약자·피보험자도 보험업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편, 메트라이프 생명보험 소속 설계사 2명도 금감원으로부터 각각 1400만원 과태료와 1개월 영업정지 제재를 받았다. 이들은 2022년 7건의 보험 모집 과정에서 본인이 아닌 다른 설계사 이름으로 계약하는 이른바 '경유계약'을 저질렀다. 그 대가로 4330만원 수수료를 받았다. 경유계약은 판매 주체가 불분명해 불완전판매를 야기할 수 있다.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실적·수수료를 추구하는 무리한 영업 관행 때문에 종종 발생한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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