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한 대통령 경호처장 "정부기관 간 유혈 사태 안 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오늘(10일)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 현재 정부 기관끼리 이렇게 충돌하고 대치하는 상황에 대해서 많은 국민께서 걱정이 크실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적인 충돌이나 유혈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면서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최상목 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드려서 정부 기관 간에 중재를 건의 드렸고,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8일, 25일, 29일 3차례에 걸쳐 공수처 정부과천청사에 출석하란 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공수처는 지난달 30일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박 처장은 "저는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의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 소환 조사는 처음부터 응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다만 변호인단의 준비가 다소 늦어져서 오늘 응하게 됐다"면서 "수사기관으로서의 경찰의 위상을 저는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처장은 "오늘 모든 내용을 소상하게 밝히고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박 처장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3차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습니다.

박 처장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상태입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처장은 이번 출석 요구일을 앞두고 변호인을 선임했습니다.

박 처장은 지난 4일 1차 출석 요구 당시 경호 업무와 관련해 자리를 비울 수 없다며 불응했고, 지난 7일 2차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허경진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