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보다 넓은 사하라사막…북아프리카 vs 사하라이남 분리
사하라 사막 |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죽음의 레이스'로 불리는 다카르랠리는 아프리카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서 대회명이 비롯됐다. 테러 위협 탓에 2009년부터 아르헨티나, 칠레,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개최 장소가 바뀌기 전까지 프랑스 파리와 다카르를 왕복(1만㎞)해야 했던 이 대회가 악명을 떨친 것은 사하라 사막을 지나는 난코스가 포함됐기 때문이었다.
아랍어로 사막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사하라는 세계 최대 규모로 미국 본토보다 넓다.
북아프리카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약 4천800㎞에 걸쳐있고 위아래 폭은 1천200∼1천900㎞에 달한다. 해마다 수만㎢씩 넓어지고 있어서 그 면적을 정확히 산정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940만㎢로 본다.
모래와 자갈, 바위가 끝없이 펼쳐진 사하라는 15∼17세기 대항해시대 이전까지 유럽의 아프리카 중남부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 역할을 했다. 사하라 사막이라는 '거친 대양'을 건널 수 있는 배는 낙타뿐이었다.
이런 지리적 환경 탓에 아프리카 대륙은 사하라 이북과 이남으로 나뉜다. 정치, 문화, 종교적으로도 사하라 이북과 이남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아랍·이슬람권으로 묶이고, 사하라 이남의 나라들은 대체로 '검은 대륙' 국가로 분류된다.
이집트 카이로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각각 파견돼 아프리카를 취재하던 연합뉴스 특파원들의 담당구역도 사하라 이북과 이남으로 나뉘었다.
기자가 카이로 특파원으로 부임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던 2008년 8월 초의 일이다. 실시간 외신기사들을 모니터하던 중 모리타니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모리타니는 모로코 남쪽의 사하라 사막에 걸쳐있는 나라다. 기자는 당연히 담당구역이 아닌 걸로 생각하고 손 놓고 있다가 모리타니까지 카이로특파원 담당 국가라는 남아공 특파원의 전화 연락을 받고서야 허겁지겁 쿠데타 소식을 국내에 타전했었다.
카이로특파원 재직 시 잊지 못할 추억 중 하나는 휴가 때 가족과 함께 다녀온 사막투어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사막의 광활함에 먼저 놀랐고, 해가 지자 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에 경탄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사하라사막의 밤[자료사진] |
아프리카의 초원지대를 잠식하는 사하라 사막은 무용하기만 한 걸까? 대서양 건너편 남미의 아마존이 사하라와 공생관계인 것을 안다면 무용론이 쏙 들어갈 듯하다.
아마존이 유지되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 중 인(P)은 사하라에서 공급받는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본다.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먼지에 섞여 대서양을 건너는 그 인이 열대우림을 살찌우고 있다.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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