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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일종의 부동산거래?"…트럼프는 왜 그린란드에 집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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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전부터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로선 1기 행정부 때부터 품어온 숙원이다. 4년이 지나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가 다시금 그린란드를 거론하면서 그 '집착'의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머니투데이

[그린란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탑승한 비행기가 7일(현지시각) 그린란드 누크에 착륙하고 있다.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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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는 2019년부터 그린란드를 구매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다"며 "본질적으로 '대형 부동산 매매'의 방법론으로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선 2019년에도 트럼프는 그린란드에 대해 "기본적으로 큰 부동산 거래나 마찬가지"라며 "이걸 통해 우리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덴마크 동맹국으로서 덴마크를 보호하고 도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트럼프는 호주 대륙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섬(그린란드)을 미국이 사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며 "자신의 전문 분야인 '부동산 매매'와 연관 지은 것"이라고 짚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구체적인 협상 계획도 세웠는데, 그린란드를 매입하는 대가로 카리브해 북동부에 있는 미국의 속령 푸에르토리코를 건네겠다는 방식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참모들도 미국의 역사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를 찾았다. 1기 행정부 당시 트럼프의 경제고문을 역임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래리 쿠들로 이사는 "부동산 매수에 대해 조금이나마 아는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수 가능성을 살펴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리 트루먼도 그린란드를 사고 싶어 하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구입하고 싶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그는 1억달러의 금액도 제시했지만 덴마크가 거절했다.

미국은 이미 다른 나라로부터 땅을 산 사례가 있다. 1803년 토머스 제퍼슨은 프랑스로부터 1500만달러에 루이지애나를 매입했다. 1867년 앤드류 존슨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샀다. 1917년 우드로 윌슨은 덴마크령 서인도 제도를 2500만 달러에 매입하여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트럼프의 '집착' 이면엔 철저한 계산에 따른 안보·경제 이득을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린란드는 석유·가스뿐 아니라 희토류와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편입하면 전세계 생산량의 90%를 독차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북극해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안보 핵심지역으로도 여겨진다. 미군은 수십 년 동안 그린란드의 툴레 공군 기지에서 작전을 수행해 왔다. 탄도미사일 조기 경보 시스템을 비롯해 우주 감시를 위한 레이더와 센서로 구성된 글로벌 네트워크의 일부인 미군 최북단 기지로 손꼽힌다. 러시아의 대서양 진출을 손쉽게 차단·감시할 수 있는 위치라서다. 트럼프가 전날 자신의 SNS에 "세계 안보와 자유를 위해 그린란드 소유와 통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 배경이다.

그린란드가 독립된 국가라기보다 애매한 지위의 덴마크 자치령이라는 점도 트럼프가 꾸준히 '입질'을 하는 이유가 됐다. 18세기 이후 덴마크의 지배를 받던 그린란드는 20세기 들어 자치를 선언했다. 2009년에는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지만, 현재 연간 5억달러(7299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덴마크로부터 받으면서 국방과 외교정책은 덴마크에 맡기는 덴마크령으로 남아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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