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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김종훈 울산동구청장 "침체된 도시 회복, 비결은 주민에게 '딱'인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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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신년 인터뷰]

대왕암 해맞이 축제 취소, 경건한 분위기 속 새해 시작

조선업 도시에 노동복지기금 운용, 여성 노동자 쉼터 개소

울산 최초 '아픈 아이 돌봄센터' 주민 아이디어로 호응 커

소외되는 동구민 없도록 꼼꼼히…주민 최우선 행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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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민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노동복지기금 운용 등 노동 분야 사회안전망을 강화했다. 새해에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동구,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내는 동구로 만들겠다."

김종훈 울산동구청장은 10일 을사년 신년을 맞아 CBS노컷뉴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2024년 한해에만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10개가 넘는 생활체육 문화복지 시설이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 18홀 규모 파크골프장 등 주민들이 지치지 않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면서 자기애(自己愛)를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김 동구청장과의 일문 일답.

-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해맞이 공식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지금까지 준비한 행사를 취소해 아쉬운 점도 있겠지만 나라 전체가 애도하는 분위기다. 새해를 맞은 16만 동구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지난 연말에는 유독 마음을 무겁게 하는 소식이 많았다. 특히 여객기 참사는 선량하게 살아온 수백 명의 무고한 생명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 국가적인 슬픔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2025년 대왕암 해맞이 축제를 전면 취소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주민과 함께 새해를 시작했다. 1월 1일 이른 아침에 대왕암공원에서 새해 일출을 바라보면서, 새해에는 주민 모두가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올해는 주민 모두가 활짝 웃을 수 있도록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하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주민들이 힘들지 않고, 상처받지 않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면서 동구에서 평화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올 한 해도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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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울산동구청장과 주민들이 서부건강센터 개관식에서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동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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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한지도 절반이 지났다. 지난 2년 반 동안 동구 구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 성과를 평가한다면?

"2년 반 전, 취임 당시는 조선업 불황이 극심한 상황이었다. 골목상권까지 다 얼어붙어 있었고 무엇보다 대규모 구조조정 직후여서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다. 주민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노동복지기금 운용, 최소 생활 노동시간 보장제 도입, 이동·여성 노동자 쉼터 개소, 영세 사업장 사회보험료 직접 지원 등 노동 분야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문화, 예술, 체육 등 생활복지 인프라를 되살려 주민들의 삶을 정상화하고자 노력했다. 다행히도 주민들이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 준 덕분에 여러 분야에서 체감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청년과 돌봄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아이 키우기 좋은 동구,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내는 동구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 조선업 불황기에는 극심한 인구 유출로 동구가 '지방소멸 위기지역'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대내외적 환경이 열악한 가운데 동구 경쟁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비결이 무엇인가?

"우선, 주민 속에서 해답을 찾고자 노력했다. 행정의 관점이 아니라 주민 입장에서 사안을 파악했고, 주민이 원하는 내용으로 사업을 추진하고자 노력했다. 학부모 반상회, 주민 간담회, 워크숍 등 시간 날 때마다 주민들을 만나서 뭘 원하는지 살피며 주민들의 지혜를 구했다. 주민 편의시설을 만들 때 주민들과 함께 미리 사업 예정지를 찾아서 현장을 둘러보며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교육이나 보육 분야에서 교육 서비스의 소비자인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 지난해 울산 최초로 선보인 아픈 아이 돌봄센터는 주민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사업이다. 육아 토크콘서트에 온 주민 한 분이 맞벌이 부모를 위해 아이가 아플 때 잠시 보살펴 줄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주셔서 지난해 11월 울산 최초로 '아픈 아이 돌봄센터'를 문 열었다. 개소 하자마자 이용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회원 가입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한번 이용해 본 분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주민들의 원하는 '바로 그 사업'이었기에 호응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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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울산동구청장이 오좌불공원 어르신놀이터 준공식에 참석해 주민들과 함께 사물놀이를 하고 있다. 동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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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구의 생활체육 문화예술 인프라 회복 속도가 눈에 띈다. 조선업 불황 때 기업이 운영하던 주민 복지시설이 대거 문 닫으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컸는데, 불과 2~3년 만에 그 어느 때보다 생활 인프라가 좋아졌다. 그 비결은?

"기존 시설을 주민들의 행정 서비스 수요에 맞게 적극적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새로운 시설을 신축하기 위해서는 부지 및 예산 확보와 각종 법적 절차 추진에 수년이 걸린다. 주민들은 당장 생활의 불편을 호소하는데 마냥 여건 탓만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지역 환경 변화로 활용도가 떨어진 시설을 새로운 행정 트렌드에 맞게 새롭게 바꿔보기로 결심했다. 옛 사회적경제일자리센터를 리모델링해서 노동자지원센터를 문 열었고, 남목청소년문화의집을 확장하고 리모델링해 남목청소년센터를 개소했다. 옛 소리체험관을 슬도아트로, 방어진활어센터의 비어있던 공간을 문화공장 방어진으로 조성해 유망 작가를 소개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울주군으로 이전 창단한 옛 동구청 돌고래씨름단의 숙소 겸 연습장 건물을 실내 암벽장과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장을 갖춘 꽃바위체육센터로 조성했으며, 오랫동안 문 닫았던 옛 서부회관을 리모델링 해 서부건강센터로 운영 중이다. 또, 일부 공공시설은 민간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신속하게 개소했다. 청년스테이지온과 워케이션센터 온앤오프, 아픈아이 돌봄센터는 오랫동안 비어 있던 상가를 임차했고, 청년노동자공유주택은 전하동의 오피스텔 한 동을 임차해 운영 중이다. 부동산 공실을 줄이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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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비를 마치고 준공식을 한 남진어린이공원. 동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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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새롭게 구상하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는가? 2025년 구정 방향과 계획은 무엇인지?

"지금까지 생활체육 문화복지 인프라 회복을 위해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한 덕분에 2024년 한해에만 10개가 넘는 생활체육 문화복지 시설이 문 열었다. 올해에는 동부체육센터와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이 새롭게 선보인다. 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의 직원 복지시설인 서부회관을 리모델링해 공공 생활체육시설인 서부건강센터를 문 열었는데, 올해는 옛 동부회관을 수영장과 생활체조실 등을 갖춘 동부체육센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옛 서부유치원을 어린이 그림책 도서관과 다함께돌봄센터를 갖춘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는데 따뜻한 봄에는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관을 서두르고 있다. 또 지난해에 남목청소년센터를 개소한데 이어 동구청소년센터를 더 넓은 곳으로 신축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지금까지 어린이와 청년들을 위한 사업을 많이 했는데 올해는 우리 지역 어르신들이 퇴직하고 동구에서 계속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어르신들을 위한 사업에도 집중할 생각이다. 지난해 오좌불공원을 어르신 놀이터로 조성했고, 올해에는 쇠평 인근에 18홀 규모로 파크골프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낡은 동구노인회관을 전부 철거하고 지상 4층 규모로 새롭게 신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울산시가 남목 일대에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산단이 조성되면 남목일대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남목은 조선시대 후기에 행정의 중심이었던 감목관아가 있었던 곳으로,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역사적 전통이 있는 지역이다. 예전부터 살기 좋은 곳이어서 주택가가 밀집해 있는데, 인근에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고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이 일대에도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된다. 남목 지역 주민들의 생활 인프라 개선을 위해, 남목 건강생활지원센터와 남목 문화체육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남목 건강생활지원센터는 주민 밀착형 공공 보건의료기관으로 비만 예방, 금연, 치매 예방 사업을 추진한다. 또 남목 문화체육센터는 수영장과 다목적 체육관 등을 갖추고 주민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국비를 확보했는데, 나머지 사업비도 추가 확보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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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동구청장이 동구새마을회와 함께 김장담그기를 하고 있다. 동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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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구지역에 외국인 노동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과 지역사회의 융합을 위해 고민이 많을 듯하다.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

"동구 전체 인구 16만 명 가운데 현재 외국인 노동자는 9500여 명 정도이다. 처음에 외국인들이 동구에 유입되기 시작했을 때 지역사회에서 걱정도 많았지만, 당초 우려와는 달리 큰 문제 없이 잘 어우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인구 증가가 우리 지역의 발전 요소로 작용하려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그들도 지역 주민으로서 책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구는 현대중공업과 법무부 등 외국인 관련 기관을 모아 외국인 지원협의체를 만들어 외국인 정착을 유기적으로 돕고 있으며, 동구에 거주하는 12개국 외국인을 모아 외국인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외국인 정책 수립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지난해 나라별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기초 생활정보를 안내하는 설명회를 열었고,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생활 체육시설을 지원했다. 올해에는 외국인 주민 반상회를 열고, 외국인 주민 소식지를 발행하며, 한국어 공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우리 주민들이 외국인에 대한 편견 없이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외국인 인식개선 교육도 계속할 생각이다.

- 지역 경기침체와 어려운 재정 상황 속에서 올해는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 생각인가?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도록 정치와 행정이 잘해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들이 나라 걱정을 하고 있다. 대외적 환경이 불안한 때 일수록, 어려운 주민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구청장으로서 주민들의 민생을 더욱 꼼꼼하게 챙겨보겠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주민을 최우선에 두고 주민 중심의 행정을 추진하겠다. 이 혼란하고 어려운 시기에 우리 주민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우리 주민들이 자기애(自己愛)를 갖고 자기 자신을 먼저 잘 보살폈으면 한다. 가족 먼저, 직장 먼저, 주변 먼저 챙기느라 정작 가장 소중한 자기 자신에게는 소홀하지 않았던가. 자기 자신부터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챙기고, 그 에너지와 열정으로 주변을 보살핀다면 우리 지역 사회가 내면부터 차곡차곡 단단하게 채워질 것이라고 본다. 새해에는 다들 나부터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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